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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좁은 비상구 · 소방도로 화 키웠다 |
성매매 업소 밀집지역에서 발생한 불은 규모에 견줘 사람이 여럿 죽는 대형 참사로 연결되곤 한다. 2000년 9월 군산시 대명동 ‘쉬파리 골목’에서는 성매매 여성 5명이, 2년 뒤인 2002년 1월 군산 개복동에서는 14명이 숨졌다. 27일 ‘미아리 텍사스’의 불도 대낮에 났지만 성매매 여성 5명이 숨지는 참사로 이어졌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성매매 업소 밀집지역은 건물이 낡고 소방도로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사고가 나도 초기 진화가 어렵다”고 말했다. 대다수 업소가 낡은 목재 건물이거나, 손님을 더 받기 위해 계단과 복도를 좁게 만드는 점도 사고가 커지는 주요 원인이다. 이날 사고가 난 ‘미아리 텍사스’ 4층짜리 건물도 비상 출입구 너비가 1m에 불과해 여성들이 대피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주민 박아무개(46)씨는 “불법 주차된 차들이 길을 막아 사다리차가 빨리 들어오지 못했다”며 참사의 원인을 좁은 소방도로에서 찾기도 했다.
그러나 여성단체 쪽에서는 “잘못을 피해 여성에게 돌리려는 경찰과 소방당국의 태도가 대형 참사의 진정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선 새움터 대표는 “경찰은 2002년 군산 사고 때도 술에 취한 여성들이 제대로 대피를 못해 피해가 커졌다고 말했다”며 “이번 사고에서 경찰과 업주의 잘못은 없었는지 사고 원인을 제대로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길윤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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