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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6.15 18:37 수정 : 2007.06.15 18:37

‘통일 관문’ 임진강역·문산역 인연 깊은 박운학 역장

‘통일 관문’ 임진강역·문산역 인연 깊은 박운학 역장

6·15 남북 공동선언 7주년을 맞는 박운학(44) 경의선 문산역장의 감회는 남다르다. 그는 ‘통일의 관문’과 유난히 인연이 많다.

평범한 철도공무원이던 그는 2001년부터 남북관계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해 9월18일 경의선 새 역사인 임진강역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임진강역은 남북관계 진전에 따라 경의선 종착역이었던 문산역 북쪽으로 역을 하나 더 만든 것이다. 임진강 남쪽에 자리한 임진강역을 보려고 하루에도 수천명의 실향민들이 열차를 탔다.

3년간 임진강역 근무를 마친 그는 경의선 화정역장을 거쳐 지난 1월부터 문산역장으로 근무중이다. 문산역은 남북철도연결구간 시험운행열차의 출발역. 임진강역이 생기기 전까지 경의선 남쪽 최북단역으로, 아직도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이정표가 서 있다.

박 역장은 지난달 16일 남북 시험운행열차가 문산역을 출발할 때 감회를 잊지 못한다. 그는 “열차 출발을 알리는 파란깃발을 돌리는 순간 열차가 기적소리를 울리며 북쪽으로 움직였다”며 “가슴이 뭉클하고 벅차오르던 감동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열차는 문산역을 출발해 임진강역-도라산역-판문역-손하역을 거쳐 불과 30분 만에 개성역에 닿았다.

박 역장은 시험운행열차 행사를 준비하느라 직원들을 독려하고 휴일을 반납해 가며 일했다. 좁은 행사장을 조금이나마 넓히려고 화물하치장 내 폐자재를 깔끔하게 치웠고, 몇날며칠 뙤약볕 아래서 제초작업 등 환경정비에 앞장섰다. 행사 당일 박 역장은 실향민들 애절한 요청에 마음이 저렸다고 한다. 그는 “시험운행열차에 탑승할 수 없느냐, 열차를 좀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없느냐는 실향민들 요청이 많았다”며 “앞으로 남북관계 행사 때 만이라도 실향민에 대한 배려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문산-개성간 열차가 시험운행된 지 한달이 지났지만 정식 개통은 아직 기약이 없다. 그러나 박 역장은 느긋하다. 남북관계의 급속한 진전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피부로 느꼈기 때문. 그는 “임진강역 근무 때만 해도 밤에는 인근 군부대에서 ‘역사 불빛이 새 나오면 안된다’, ‘라디오 소리가 들리면 안된다’고 주의를 줬다”며 “불과 몇년 전 얘기인데, 그새 남북관계가 얼마나 많이 진전됐느냐”며 웃었다.

그는 “경의선이 서울에서 평양을 거쳐 신의주까지 운행될 날도 머지않아 올 것으로 믿는다”며 “통일이 되면 개성역이나 평양역에서도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사진 한국철도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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