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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6.19 11:10 수정 : 2007.06.19 11:10

대학생 미혼모의 딸 매기 11년 만에 귀국
미국 가정에 입양돼 건강하게 성장

가녀린 대학생 미혼모의 딸. 태어날 당시 몸무게가 불과 702g이었던 초극소 미숙아. 인큐베이터에서 무려 3개월동안 의료진의 극진한 치료를 받은 끝에 생명을 건진 조산아. 그러다가 이역만리 미국 땅으로 건너가 양부모 손에서 곱디곱게 자란 우리의 사랑스런 딸. 경제적으로 어려워 키우기 힘들다며 엄마가 친권을 포기했던 그 아이가 11년 만에 고국 땅을 밟는다.

매기 뉴튼(Maggie Newton.12)은 1995년 12월 7일 충남 천안의 한 병원에서 어렵사리 태어났다. 20대 초반의 대학생이었던 아기 엄마는 임신 26주 만에 갑작스럽게 찾아온 진통으로 입원해 매기를 낳았다. 매기는 태어날 당시 미숙아로 분류하는 기준인 임신 27주 미만, 몸무게 2.5kg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는 겨우 702g의 몸으로 세상의 빛을 봤다.

몸무게 1kg 이하는 미숙아 가운데 생존 여부가 극히 불투명한 초극소 미숙아로 분류된다. 의술이 발달한 요즘 몸무게 500g 정도의 초극소 미숙아 생존율은 불과 50%. 10여 년 전이라면 생존 자체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의학계의 의견이다.

의료진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것 같다. 쉽지 않지만 적절한 치료만 받으면 살 수 있다고 했다. 양육을 맡을 자신이 없었던 엄마는 그러나 끝내 친권을 포기하고 말았다. 세상에 태어나 의지할 사람이라고는 엄마밖에 없었지만 그 엄마는 출생 이후 만날 수 없었다.

무려 3개월이라는 긴 시간 병원의 인큐베이터에서 엄마의 따스한 품대신 차가운 기계장치에 의지해 외롭게 자란 매기. 조산에 따른 후유증으로 몇 차례 고비를 넘겼지만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줬다. 마침내 1.8kg까지 성장한 매기는 입양기관인 동방사회복지회로 옮겨져 영아일시보호소에서 다시 인큐베이터 생활을 했다. 그곳에서 한 달여 동안 치료를 받은 그는 위탁가정에 맡겨졌다가 태어난지 불과 9개월여 만에 미국 텍사스행 비행기를 타고 양부모와 오빠 2명이 있는 단란한 가정의 품에 안겼다. 미숙아를 입양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미국인 양부모는 개의치 않았다.

그런 매기가 21일 한국에 온다. 11년 만의 일이다. 양엄마 베너이 뉴튼(Banay Newton)의 손을 잡고 고국 땅을 밟는다. 동방사회복지회와 미국 오클라호마 소재 입양기관 '딜러양자회' 주관의 입양아 모국방문 프로그램은 매기와 같은 한국 출신 입양아와 양부모 등 38명을 서울로 초청해 다양한 모국 방문행사를 갖는다. 매기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미국 전역에서 모여든 한국 출신 입양아들과 합류해 고국행 비행기를 탄다.

매기는 자신의 고향인 천안의 병원과 동방사회복지회를 방문하고 위탁모도 만난다. 경주와 인사동, 비무장지대도 찾는다. 뿌리찾기에 나서는 것이다. 너무나 가벼웠던 매기였기에 그 어느 아이보다 정성을 기울여 돌봤던 위탁모는 매기와의 만남(22일)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매기는 23일 오후 서울 망원지구 농구장에서 함께 온 입양아 및 관련 기관 관계자들과 함께 피크닉 행사를 갖는다.

동방사회복지회 이성희 씨는 "아무리 미숙아라고 하더라도 702g의 미숙아 입양은 보기 힘든 경우"라며 "매기의 친엄마는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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