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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대부업 광고에 대한 단상 |
요즘 대부업 광고가 화제가 되고 있다. 광고에서 연예인들이 ‘무보증 ’ ‘무담보’ ‘무이자’ ‘30분내 대출’ ‘신용조회없이 대출가능’ 이라고 외친다. 많은 사람들은 그 광고를 보고 사금융기관을 이용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광고는 과장된 형태로 방송이 나온다. 대부업체에 대출 신청을 한 사람들의 70%는 대출을 못 받고 대부업체에 신용조회를 하면 제1금융권의 신용등급이 떨어진다. 또한 대부에 있어서 채무자가 알아야 할 정보인 대출, 연체 이자율등이 명시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들은 화면에서 유심히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작은 글씨로 나온다던지 자막이 잠깐 나왔다 사라진다.
행정자치부와 금융감독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대부업체를 이용해 돈을 빌린 국민은 328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 중 미등록 대부업체, 이른바 ‘사채(私債)’를 활용한 사람은 절반이 넘는 180만여 명이다. 등록 대부업체의 80% 이상이 형식상 등록만 했을 뿐 사실상 사채 형태로 운영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300만 명 가까이가 고리의 사채에 시달리고 있다는 얘기다. 이것은 남한 인구 15명 중 1명꼴의 수치라고 한다. 물론 그 광고에 출연한 연예인들의 양심적 문제도 도덕적으로 비난 받을 만한 일이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대부업 광고를 허가한 정부이다. 정부가 뒤늦게 나서서 대금업 광고에 있어서 사전적 심의를 통해 규제하겠다는 노력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왜 이러한 사태를 진작에 막지 못했는지 의문이 갈 뿐이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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