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6.20 21:09
수정 : 2007.06.20 21:09
교무실·연수장 등서 탄원서명
전교조 “재판에 영향” 경악
일부 서울시교육청 소속 전·현직 관료들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 교육위원을 옹호하는 탄원서 서명 운동을 조직적으로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서울 교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해 7월 치러진 서울시교육위원 선거에서 당선된 윤아무개씨가 올 1월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뒤 몇몇 서울시교육청 전·현직 공무원과 교장들이 지난달 초 그의 억울함을 주장하는 탄원서를 작성해 교장과 교사들을 대상으로 서명을 받았다.
ㅇ·ㅅ학교에서는 14일 열린 교직원회의에서 교장이 탄원서 내용을 설명하며 서명을 받았다. ㅅ고에서는 한 부장교사가 서명을 받았고, 또다른 ㅅ고에서도 교무실에서 서명지가 돌았다. ㅈ학교 엄아무개 교사는 “지난 14일 부장교사가 ‘급하게 연명부 돌릴 일이 있다’고 메신저로 보낸 뒤, 직원을 통해 서명지를 돌렸다”고 말했다.
12일 강동교육청에서 열린 교장 혁신연수가 끝난 뒤 윤 교육위원의 대학 동문인 교장 6~7명이 서명을 했다고, ㅇ중 이아무개 교장이 전했다. 최아무개 교사는 “16일 ㅇ예식장에서 서울시내 한 교장 자녀의 결혼식이 있었는데, 식후 마련된 식사 자리에서 서명지가 돌았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소속 전·현직 공무원들 명의로 된 이 탄원서는 지난 18일 재판부에 제출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는 20일 성명서를 내 “일부 교육공무원들이 불법 사실을 축소·은폐하고, 무차별적 탄원서를 받아 재판에 영향을 미쳐 불법을 덮으려는 사태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