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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6.21 17:39 수정 : 2007.06.21 17:39

최근 10년간 홍수 피해액 규모 전국 지도.

장마가 시작되면서 물난리의 기억이 살아난다. 그러나 정작 장마 자체가 큰 피해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수해의 원흉은 태풍으로 전체 피해의 59.3%를 차지한다. 집중호우가 그 뒤를 이어 27.1%다. 그렇더라도 장마는 비 피해를 막는 마지막 경계경고라는 의미를 지닌다.

최근 10년간 인명과 재산피해를 가장 많이 본 지역이 일목요연하게 지도에 그려진 자료가 나왔다. 21일 맑은물포럼과 강살리기네트워크가 국회도서관에서 연 토론회에서 심우배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이 공개한 지도가 그것이다. 지도에서 빨간 부분이 지난 10년간 2천억원 이상의 홍수피해를 입은 지역을 가리킨다.

이들 지역은 동해안과 남해안 그리고 경기북부와 영남 내륙지방 등 크게 네 부류로 나뉜다. 동해안과 영남 내륙지방은 백두대간의 높은 산에 막힌 구름이 비를 뿌리는 지리적 요인이 작용한다. 남해안은 태풍이 상륙하는 곳이고 경기북부지방은 지형적으로 집중호우가 잦다.

해당 지자체는 동해안의 양양·정선군, 강릉·삼척시, 경기북부의 연천·철원군과 파주시, 영남내륙의 상주·김천시와 영동·무주·거창·함양·의령군, 그리고 남해안의 여수·마산·김해·부산·거제시와 하동군 등 20개 시·군이다.

심 박사는 인명피해가 많이 난 곳별로 지도에 표시했을 때도 비슷한 양상을 나타냈고, 1971~2005년 사이 35년간 최대 홍수피해액이 난 곳별로 표시했을 때도 거의 같았다고 밝혔다. 이는 “홍수피해는 한 번 크게 발생한 곳에서 다시 발생할 수 있음을 가리킨다”고 그는 설명했다. 달리 얘기하면, 아무리 큰 홍수가 나도 근원대책이 세워지지 않았다는 뜻도 된다.

최근 10년간 전국에서 홍수로 인해 약 20조원의 재산피해와 1천203명의 인명피해가 났다. 해마다 약 2조원의 돈과 120명의 목숨을 앗아간 셈이다.

올해 비 피해가 어떤 양상을 띨지 내다볼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피해복구가 미처 끝나지 않은 지난해 홍수를 참고할 수 있을 뿐이다. 동해안에 극심한 피해를 일으킨 지난해 강우는 한 마디로 산악지역에 단시간에 국지적으로 가공할 양의 비가 내렸다고 요약할 수 있다. 7월14일부터 20일 사이에 횡성군에 무려 639.5㎜의 비가 온 것을 비롯해 홍천군 555㎜, 평창군 545㎜, 동해시 527.5㎜, 정선군 521.5㎜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1백년이나 2백년에 한 번 오는 비가 6시간 이내의 짧은 시간 동안 쏟아졌다. 한계령에 2백년에 한번 올까 말까한 비가 쏟아지는 동안 미시령엔 거의 비가 오지 않는 국지성도 두드러졌다. 공교롭게도 지구온난화는 이런 양상을 더 부추긴다. 온난화가 진행될수록 강수량은 크게 늘지 않지만 오는 곳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양을 퍼붓고 그밖의 지역은 오히려 가물어진다는 보고가 있다.

침수에 의한 도로 파괴,

심 박사는 이날 주목할 수해대책을 제안했다. 이제까지의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방제정책의 발상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주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홍수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상황정보를 날것 그대로 제공하지 말고 주민이 쉽게 이해하고 2차적인 대피행동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주민이 안전하게 대피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천홍수흔적도, 하천홍수위험지도, 홍수대피지도 등을 배포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고령자와 장애인, 유치원이나 학교에 등교한 어린 학생을 위한 대피지원체제도 필요하다.


이와 함께 수해복구를 할 때도 일률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역 활성화 사업을 펴야 한다고 심 박사는 주장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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