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6.21 18:34
수정 : 2007.06.2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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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년 만에 화랑무공 훈장 6·25 참전용사 김석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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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년 만에 화랑무공 훈장 6·25 참전용사 김석태씨
“늙은이에게 훈장이 무슨 소용 있어. 나중에 먼저 간 전우들을 만나면 전해 주려고 받았지.”
6·25 참전 55년 만에 화랑무공 훈장을 받은 김석태(76·사진)씨의 말이다.
20일 육군 37사단에서 감격스런 훈장을 가슴에 단 김씨는 해마다 이맘 때만 되면 가슴이 아프다.
전형적인 농촌 마을인 괴산군 장연면에서 대를 이어 농사를 지으며 살던 그는 1952년 초 징집 통지서를 받고 입대했다. 하사관 교육을 받은 그는 휴전을 한달여 앞 둔 53년 6월 중공군이 맹위를 떨치던 강원 철원 김화지구 전투에 투입됐다.
그는 “서로 더 많은 땅을 차지하려고 한 고지를 놓고서 하룻밤 사이에 주인이 맞바뀔 정도로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며 “죽어나가는 전우가 수두룩했다”고 말했다.
날짜 가는 줄도 모르고 전투에 지쳐가던 6월 말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소대장의 말을 듣고 김화지구 973고지 탈환 작전에 나선 그는 왼팔 손목 등에 총상을 입고 쓰러졌다. 깨어 보니 경주 육군 병원이었고, 치료 뒤 전역했다.
그는 “훈장증이 집으로 왔지만 전사한 동료들에게 미안하고 먹고 살기에 바빠 받지 않았다”며 “살아 훈장을 받은 것이 미안하지만, 막상 훈장을 달고 보니 옆에서 쓰러져간 이름모를 전우들이 못내 그립다”고 말했다.
청주/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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