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중복 자동이체, 잔액 돌려주겠다" 접근
공공기관을 사칭한 전화 금융사기(보이스 피싱.Voice Phishing)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교직원을 사칭해 대학생들의 주머니를 노리는 사기 행각이 벌어지고 있다. 24일 동국대에 따르면 이 대학 1학년 A(여)씨는 지난달 학교 안에서 자신을 교직원이라고 소개한 한 남자에게서 등록금을 환불해주겠다는 말을 들었다. 학교 쪽의 실수로 봄학기 등록금 300여만원이 자동이체로 두 번 빠져 나가 600여만원이 출금됐으니 계좌번호와 주민등록번호, 학번, 이름 등을 알려주면 잔액을 돌려주겠다는 것. A씨는 귀가 솔깃했지만 등록금이 계좌에서 자동이체로 빠져나갔다는 점이 이상해 어머니에게게 확인 전화를 걸었다. 등록금은 대학에서 고지서를 받아 은행에 납부하는 것이 상식이기 때문이다. 딸의 전화를 받은 A씨 어머니는 곧바로 학교 재무회계팀에 문의를 했고, 대학 측은 등록금을 자동이체로 받은 적은 없으며 학생들을 상대로 환불을 공지한 적도 없다고 답했다. A씨 가족은 하마터면 목돈을 사기당할 수 있었다는 생각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동국대는 학생들이 비슷한 일로 피해를 입을 것을 우려해 학교 홈페이지에 공지사항을 띄우고 교내 방송국에 주의를 당부하는 방송을 해줄 것을 부탁했다.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휴대전화 요금 납부처럼 등록금도 자동이체되는 것으로 착각해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동국대뿐 아니라 어느 대학도 등록금을 자동이체로 받는 곳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임은진 기자 engin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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