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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6.26 16:36 수정 : 2007.06.26 17:24

유명 가수 박상민(오른쪽)씨와 박씨를 사칭한 혐의(부정경쟁방지법 위반)를 받고 있는 밤무대 가수 임모씨가 26일 오전 대질조사를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검찰, 가수 `박상민'과 밤무대 가수 `박성민' 대질
선글라스 벗고 얼굴 대조하기도

"도대체 누가 진짜 박상민이지? 진짜 비슷하게 생겼네"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두 명의 가수 박상민이 동시에 나타나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26일 오전 10시께 `박성민'이란 예명을 쓰며 박상민씨를 사칭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밤부대 가수 임모(40)씨가 피고소인 자격으로 박상민씨와 대질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 현관에 도착했다.

화려한 연회색 줄무늬 바지와 검은색 셔츠 차림으로 베이지색 베레모까지 쓴 임씨는 멀리서 보면 영낙없는 가수 박상민씨였다. 박씨의 트레이드 마크 격인 선글라스와 턱수염도 그대로 하고 나왔다.

임씨는 1층 로비에서 출입증을 바꿔 조사를 받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5분쯤 시간이 지나 검은색 정장에 흰색 중절모를 쓴 `진짜' 가수 박상민씨가 변호인과 함께 검찰청사에 들어섰다.

짙은 선글라스와 특유의 턱수염을 한 박상민씨가 다시 나타나자 출입업무를 담당하는 검찰 직원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잠시 뒤 설명을 듣고서야 아까 지나간 `박성민'씨가 가짜란 걸 알게 된 검찰 직원 김모씨는 "완전 속았어요"란 말을 연발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진짜 박상민씨에게 사인을 청하기도 했다.

박상민씨는 "사인도 받아 놓으시지 그랬어요. 내 사인하고 완전히 똑같은데"라며 쓴웃음을 지으며 검찰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이 사건을 담당한 형사6부(윤진원 부장검사)는 이날 박상민씨와 임씨의 엇갈리는 주장을 대질조사를 통해 다시 확인했으며 이들 둘이 얼마나 닮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선글라스를 벗도록 하기도 했다.

박상민씨는 검찰 조사를 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좋은 일로 (여러분들을) 봐야 하는데 좋지 않은 일로 나오게 됐다"며 "제가 독한 사람이 아닌데 순조롭게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임씨는 조사를 받은 뒤 "변호사를 통해 말하겠다"며 기자들의 질문에 말문을 닫은채 청사를 종종걸음으로 빠져나갔다.

검찰은 대질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03년께부터 서울 관악구 등의 나이트클럽에서 `박성민'이라는 예명을 사용하며 노래를 모창하고 사인하는 등 박상민씨를 사칭한 활동을 하며 출연료 등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는 임씨에 대해 조만간 사법처리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임씨는 앞선 경찰 조사에서 "박상민씨를 흉내 낸 모창 가수일 뿐 사칭한 적은 없다. 사인도 급하게 하다 보니 예명 대신 `박상민'이라고 쓰게 된 것"이라며 관련 혐의를 부인했었다.

임씨는 작년 6월 박상민씨 측으로부터 사기와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당한 데 이어 12월에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추가 고소된 바 있다.

부정경쟁방지법은 국내에 널리 인식된 다른 사람의 이름, 상호 등을 그대로 또는 비슷하게 사용해 혼돈을 가져오게 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처벌 조항을 두고 있다.

차대운 기자 setuzi@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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