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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6.27 20:51 수정 : 2007.06.27 20:51

27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총회 모습. 제주/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제주 화산섬·용암동굴’ 세계자연유산 등재 안팎

국내 최대의 관광지인 제주도의 자연유산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이로써 제주의 자연환경이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경관적·학술적으로 가치가 높다는 것이 입증됐다. 김태환 제주지사는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제주 역사상 가장 기쁜 날 중의 하나로 기록될 쾌거”라며 “제주 발전을 한 단계 높이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학술 가치·경관 인정…도·문화재청·학계 ‘삼각협력’ 성과
관광산업 재도약 기대…“체계적 보전방안 절실” 지적도

27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총회에서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가 결정된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 맨 위부터 한라산 백록담, 당처물동굴, 용천동굴 산호, 구상나무 고목들.
제주 세계자연유산은=이번에 선정된 세계자연유산은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로 한라산 천연보호구역과 성산 일출봉, 거문오름 용암동굴계가 포함됐다.

국내 최고봉 한라산은 신생대 제4기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제주도의 중심에 자리잡은 삿갓 모양의 화산체로서 360여개의 기생화산을 거느리고 있다. 순상화산체의 형태가 비교적 잘 보존된 제주도의 상징이다.

또 성산 일출봉은 수심이 낮은 바닷가에서 수성화산 폭발로 형성된 전형적인 응회구로, 분화구의 원형이 잘 보존돼 있을 뿐만 아니라 해안 절벽을 따라 화산 분출 과정에서 형성된 다양한 구조들이 잘 노출돼 있어 화산학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한라산에서 북동쪽으로 20㎞ 정도 떨어진 거문오름은 말발굽형 분화구다. 거문오름에서 분출된 용암류들이 지표의 경사면을 따라 해안선까지 도달하면서 많은 용암동굴들을 발달시켰는데, 이를 거문오름 용암동굴계라고 부른다.

특히, 이 가운데 당처물동굴과 2005년 발견된 용천동굴은 특유의 용암동굴 생성물들과 함께 석회동굴 생성물들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고 있는데 지질학적 가치도 높다.

어떻게 세계유산 됐나=자연유산 등재는 치밀한 준비에서 나왔다.(표 참조) 문화재청은 2001년 확정된 7건의 세계자연유산 잠정목록 가운데 한라산을 최우선 신청 대상으로 결정하고, 제주도와 공동으로 국내외 저명 학자들을 초청해 학술조사 및 연구에 들어갔다.


제주도는 2002년 3월 ‘제주도의 화산지형과 용암동굴’을 세계자연유산 등록 대상으로 선정한 뒤 외국 전문가들의 현지조사를 거쳐 2004년 6월 제주자연유산지구 등록 신청서 초안을 문화재청에 제출했으나, 문화재청으로부터 2005년 1월 외국과의 비교자료 및 관리계획 등을 보완하라는 요청을 받고 치밀한 재준비에 들어갔다.

지난해 1월 문화재청과 제주도의 공동작업을 통해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에 세계자연유산 등재 신청을 하기까지 각종 학술조사와 위원회 개최, 전문가들의 예비실사, 세계자연보전연맹의 현지실사, 국내외 사진전, 서명운동 등이 전개됐다.

문화재청은 해외협력과 홍보·기술지원을, 제주도는 행정·관리홍보·주민협력을, 문화재위원을 비롯한 전문가 집단은 학술분야를 담당하는 등 서로 구실을 나눠 추진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지난해 서명운동에는 2개월여 만에 147만여명이 참여했고, 전국의 환경단체들이 지지성명을 냈다.

기대 효과=세계자연유산이 주는 직·간접 홍보는 제주도의 인지도를 높이고, 관광산업을 재도약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도 김완택 문화재과장은 “우리나라의 첫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서 대표성을 지니는 의미가 있다”며 “세계자연유산지구 외에도 경쟁력 있는 관광지들이 많아 다른 유산국보다 등재 효과가 더 높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할롱베이의 경우 1996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될 당시에 비해 2005년에는 방문객이 6.4배 증가했고, 중국의 장자제(장가계)도 92년 지정 당시에 비해 2005년에 8배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제주 세계자연유산 등재 추진 일지
주민 반응=제주도관광협회 김창효 마케팅팀장은 “제주의 청정 자연과 관광을 결합한 이미지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존의 둘러보기식 관광이 아니라 가족 단위나 동호인들이 한국에 하나밖에 없는 세계의 자연유산을 체험하자는 욕구가 일어날 수 있고, 외국에서도 자연선호적 관광객들이 제주를 재평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 이영웅 사무국장은 “국제적인 인지도가 높아져 관광객들이 많아지는 등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앞으로는 제주도만의 것이 아니라 세계인들이 공유할 수 있는 유산으로서 관리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무국장은 “경제적 가치 창출만 생각할 게 아니라 보전관리 방안이 수립돼야 한다”며 “특히, 성산일출봉 인근에 해양리조트 개발계획과 한라산 돈네코 등산로 개방 여부, 용암동굴계 인근의 골프장 개발 등 세계자연유산지구 인근 개발사업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세계자연유산

세계자연유산이 되기 위해서는 지구의 주요한 진화 단계를 대표하는 현저한 사례나 특별히 빼어난 자연미를 지닌 조형물이나 지형 또는 지역,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의 종이 생존하고 있는 서식지라야 하며, 세계적으로 162곳이 있다. 국내에는 7건의 세계문화유산이 있으나 그동안 자연유산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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