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7.01 20:16
수정 : 2007.07.01 21:11
초중고 운동장 170곳 대상…학교쪽 두통·아토피 등 7년간 호소
운동장에 인조잔디가 설치된 학교의 학생과 교사들이 두통과 피부병 증세 등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ㄱ초등학교 최영길 교사는 1일 “지난 5월5일 인조잔디 운동장이 만들어진 이후 냄새가 지독해 더운 여름인데도 교실 문을 닫고 수업을 한다”며 “몸에 뭐가 나고 머리가 아프다고 하는 학생들도 갑자기 늘어 학교 보건실이 넘쳐난다”고 말했다.
초등학교에서 체육을 가르치는 박영길 교사는 “하루 4시간씩 인조잔디에서 수업을 하면 코와 눈이 아플 뿐만 아니라 피부에 아토피 증상까지 나타난다”고 하소연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이에 따라 학교 인조잔디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에 들어가기로 하고, 최근 인조잔디가 깔린 전국 170개 초·중·고교에 ‘인조잔디 고무분말의 안전유해성 분석 및 실태조사’ 공문을 내려보내고, 한국화학시험연구원과 한국생활환경시험연구원을 시험 분석기관으로 지정했다.
정상익 교육부 학교체육보건급식과 연구사는 “인조잔디 고무분말에 함유된 납, 카드뮴, 수은 등 유해물질에 대한 안전도를 파악하기 위해 실태조사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그동안 유해성 논란이 제기됨에 따라 이를 확인하는 차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조사는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에서 지난해 제정한 ‘재활용 고무분말의 유해물질에 대한 기준’에 따라 이뤄지며, 학교별로 100g 정도의 고무분말을 채취한 뒤 산업자원부 인증기관인 한국화학시험연구원 등에 검사를 의뢰하게 된다. 고무분말의 유해물질 허용기준은 ㎏당 납은 90㎎, 카드뮴은 50㎎, 수은과 크롬은 25㎎ 이하이다. 벤젠은 1㎎을 넘어서면 ‘해롭다’로 판정된다.
김해 와이엠시에이(YMCA) 시민법정 준비위원회도 다음달 여는 ‘제1회 시민법정’ 의제를 ‘인조잔디의 득과 실’로 정하고 최근 각종 생활체육시설과 학교운동장에 급속히 보급되는 인조잔디의 실태를 파악해 인조잔디의 친환경성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인조잔디는 현재 전국적으로 661개 초·중·고교에 깔려 있으며, 교육부는 국민체육진흥공단과 함께 2010년까지 모두 1700여억원을 들여 443개 학교에 추가로 인조잔디 운동장을 설치할 계획이다.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