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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7.01 20:21 수정 : 2007.07.01 20:21

동호 정보 공업 고등학교 이전

서울시교육청, 주민들 ‘공고 옮겨달라’ 요구하자
‘특기적성 위탁교육’ 아현산업학교 터 내주기로

서울시교육청이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을 이유로 비선호학교인 공업고를 다른 학교 땅으로 옮길 계획을 세우면서 그 자리에 있던 다른 학교가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특히 이 학교는 실용음악과 영상 등 특기적성 분야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는 학교여서, 시교육청의 방침이 주민 민원에 떠밀린 행정편의주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고춘선 아현산업정보학교 교장은 1일 “시교육청이 남산에 있는 동호정보공업고를 이쪽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하고 내년부터 신축공사가 시작됨에 따라 우리 학교는 없어진다”고 밝혔다. 고 교장은 “14개 학과 가운데 4~5개는 일단 남기고 나머지 학과들은 서울산업정보학교와 종로산업정보학교로 옮기는 안을 검토중”이라며 “2010년 3월 동호공고 신축 교사가 준공되면 아현정보산업학교는 자연스럽게 없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동구 옥수1동 남산 자락에 있는 동호공고는 지난 1990년 설립됐으며 현재 방송영상과 정보통신과, 컴퓨터전산과 등 3개 학과에 198명의 학생들이 다니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몇년 전부터 남산 ㄴ아파트 주민들이 “비선호학교인 동호공고를 옮기고 그 자리에 초등학교를 세워달라”는 요구를 계속하자, 학교 이전을 검토해왔다. 이전 장소로 내발산동 등 몇 곳을 물색하던 시교육청은 이전 계획이 알려지면서 그 지역 주민들 역시 반발하자, 민원이 나오기 어려운 아현산업정보학교로 옮기려는 내부 방침을 정하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교사들은 ‘실용음악, 영상 등 분야에서 재능을 가진 인문계고 학생들을 받아 위탁교육하는 아현산업정보학교를 단지 다른 학교 신축 부지로 제공하기 위해 없앤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 학교 ㅈ아무개 교사는 “50년 넘게 공부가 아닌 다른 분야의 재능을 가진 학생들에게 삶의 희망을 심어주는 보금자리였고, 졸업생들 가운데 상당수가 사회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학교라는 사실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 3학년 김아무개(18)양은 “비록 위탁학교이기는 하지만 실력 있는 교사들과 의욕 넘치는 학생들이 합심해서 전통을 만들어왔다”며 “시교육청의 방침이 너무 근시안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심상문 서울시교육청 공업담당 장학사는 “검토는 하고 있지만 서울시교육위원회와 서울시의회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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