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7.03 20:26
수정 : 2007.07.03 20:26
학교, 기말고사 연기
경기 평택시 한 중학교에서 3학년 반장이 시험지를 빼냈다가 교사에게 들켜 기말고사가 미뤄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3일 평택교육청 중등교육담당 관계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이 학교 3학년 반장인 ㅇ(15)군은 지난달 28일 오후 4시50분께 학교 행정실에서 시험지 발간실 열쇠를 훔쳐 발간실에서 수학, 체육, 도덕, 컴퓨터, 미술, 기술과정 등 여섯 과목의 기말고사 시험지를 빼냈다. ㅇ군은 다음날인 29일 수업이 끝난 오후 6시50분께 학교 방송실에서 빼낸 시험지 문제를 풀다 당직 교사에게 적발됐다. 이 때문에 학교는 학업성적관리위원회를 열어 6월30일~7월3일 예정됐던 기말고사를 모두 취소하고 모든 과목 시험 문제를 다시 내 오는 5~7일 사흘 동안 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방송부 활동을 하는 ㅇ군은 방송실 문을 열기 위해 행정실에 보관된 방송실 열쇠를 가지러 다니다 발간실 등 교내 시설물 열쇠가 행정실에 보관되는 점을 알고 이런 일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학교 쪽은 밝혔다. 시험지 유출 당시 행정실 직원들은 모두 퇴근한 상태였고, 문을 잠그지 않았다는 것이다.
ㅇ군은 전국 정보검색대회에서 우수상을 받는 등 컴퓨터를 잘 다뤄 컴퓨터 특성화 고교 진학을 희망했으나, 최근 부모가 인문계 진학을 원해 성적에 대한 부담이 컸다고 교육청 쪽은 설명했다. 교육청은 성적 스트레스로 인한 우발적 행동인 점 등을 감안해, ㅇ군을 인근 지역 학교로 전학시키고 고사 감독·관리 책임을 물어 해당 학교장을 경고 조처했다.
평택/김기성 기자
player1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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