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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7.04 18:10 수정 : 2007.07.04 18:10

풍곡응봉산악구조대

주민들이 뭉쳐만든 풍곡응봉산악구조대

여름, 휴가철이다. 하지만 강원도 삼척시 응봉산 자락의 풍곡응봉산악구조대 대원들(사진)에게는 여름은 마음을 졸이는 계절이다.

응봉산은 경치가 좋아 한 해에 3만여 명이 찾는 곳. 산이 험하고 골이 깊어 1년에 20~30차례 추락·조난 사고가 일어나는 위험지대다. 구조대는 사고가 났다는 얘기를 들으면 하던 일을 그만두고 산으로 뛰어 올라가 조난객을 돕고 소방관이나 경찰관을 인도한다. 해마다 수십 명의 등반객들이 이들의 도움으로 ‘큰 일’을 넘기고 있다.

이들이 구조대를 만든 것은 1998년. 외지인들의 방문이 늘면서 사고가 잦아졌기 때문이다. 구조대 홍성광(58·사진 맨오른쪽) 대장은 “삼척소방서에서 출동해도 1시간 가까이 걸리고 전문 구조요원들도 지리를 잘 몰라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아예 우리가 구조대를 만들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30~50대 ‘젊은이’는 모두 참여했다.

대원들은 지난해 10월 추석연휴 때의 일을 잊지 못한다. 산에서 굴러떨어져 다친 뒤 연락이 끊긴 등반객을 22명의 대원들이 모두 동원돼 사흘 밤낮을 뒤진 끝에 찾아냈다. 구조대는 이처럼 조난자를 찾아내는 일은 물론 5~8시간에 걸쳐 부상자를 산아래까지 데려 오고, 숨진 사람의 시신을 수습하기도 한다. 삼척소방서 이두우 소방교는 “구조대 분들은 새벽에도 연락만 하면 언제든지 현장에 출동한다”며 “등반객 구조 작업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이 만든 구조대라 운영은 쉽지 않았다. 장비를 사기 위해 회원들은 회비를 거뒀고, 수십만원짜리 전문 등산화도 각자 호주머니를 털어 마련했다. 지금까지 외부로부터 받은 지원은 올해 삼척시에서 장비 구입을 위해 쓰라며 준 150만원이 전부다.

또 2002년과 2003년에는 태풍 루사와 매미가 마을을 덮쳐 대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집이 물에 잠기거나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구조대는 수해가 어느 정도 복구되자 곧바로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이곳을 찾는 분들은 우리 마을의 손님입니다. 손님이 위험에 처했을 때 돕는 것은 당연합니다. 사람의 목숨을 구했을 때 보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삼척/글·사진 권복기 기자 bokk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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