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7.04 18:11
수정 : 2007.07.04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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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농산물가공이용과 김태영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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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농산물가공이용과 김태영 연구관
한창 열심히 일해야 할 업무 시간에 한 잔 가득 술을 따르고 색과 향, 거기에 맛까지 음미하는 공무원이 있다. 업무 시간의 음주가 그에게는 매일 반복되는 일이다.
농촌진흥청 농산물가공이용과 김태영 연구관은 지난달 문을 연 농진청 ‘양조식품연구동’의 담당 연구원이다. 그의 주 업무는 우리 전통주의 복원과 재창조. 그리고 언젠가 프랑스의 와인, 러시아의 보드카, 중국의 고량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우리나라만의 대표 술 개발이 최종 목표다.
지난달 12일 경기도 수원에 개관한 연구동은 전통주의 양조기술 기반 확립을 목적으로 다양한 발효, 증류 시설을 갖춘 연구시설이다. 이곳에서는 술을 만들수 있는 유용 미생물을 수집, 분류, 보존하고 주종별 전문 균주를 확보해 우리만의 전문 양조 누룩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연구관이 연구동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은 바로 전통 누룩의 개발이다. 그는 누룩에 밀, 보리와 함께 쌀, 녹두, 율무를 포함시키고, 신맛·단맛·향기가 나는 3개의 균주를 다양하게 도입해 양조 누룩을 만들고 있다. 내년쯤이면 상품화가 가능한 누룩이 탄생할 전망이다.
1985년부터 농진청에 근무한 김 연구관은 이미 몇 개의 술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농진청 작물과학원이 육성한 흑미인 ‘흑진주벼’의 현미를 이용해 집에서도 만들 수 있는 ‘쌀 와인’ 제조법을 1999년 내놓았다. 2001년에는 색은 와인이지만 먹어보면 막걸리인 ‘쌀 막걸리’를 개발하기도 했다. 최근엔 ‘쌀 위스키’까지 개발했다.
김 연구관은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순수 알코올 소비량은 9.3ℓ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9위이며 소주, 위스키 등 독한 술 소비량은 세계 4위”라며 “이 정도로 술을 사랑하는 나라라면 진정한 우리 술이 개발돼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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