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청장 등 경찰간부 7명 서면조사…내주초 수사결과 발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 수사 늑장ㆍ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이택순 경찰청장을 소환조사하지 않기로 했다. 검찰은 대신 이 청장에게 전자우편으로 서면조사서를 보내 보복폭행 사건이 발생한 이후인 지난 4월 중순 유시왕 한화증권 고문과 골프를 친 것이 사실인지, 골프 회동이 이번 사건 수사와 관련이 있는지, 사건과 관련해 통화 또는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았는지, 이 사건을 그가 국회 등에서 언급한대로 언론 보도 이후에 처음 알았는지 등을 물었다고 5일 밝혔다. 검찰은 이 청장 외에도 경찰청의 강희락 차장, 한진희 경무기획국장, 김정식 정보국장, 주상용 당시 수사국장(현 대구지방경찰청장), 김윤환 수사기획심의관과 김동민 서울경찰청 차장 등 6명에게도 이메일 서면질의를 통해 한화 고문인 최기문 전 경찰청장과의 통화 및 사건 무마 청탁 여부 등을 조사했다. 이 청장 등은 "단순한 안부 전화 등을 했을 뿐 사건에 대한 청탁은 없었다"고 답변하는 등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철준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는 "서울경찰청과 남대문경찰서를 상대로 철저히 조사했지만 경찰의 자체 감찰 결과와 마찬가지로 이 청장 등 경찰청 간부가 이 사건의 이첩이나 수사가 지연된 것과 직접 관련이 있거나 관여했다는 정황을 아직 발견하지 못해 일단 서면조사서를 보내 이메일로는 답변을 받았다"며 "오늘 중 본인이 확인한 원본 답변서를 받아본 뒤 소환조사 여부를 결정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이 청장 등을 검찰청사로 직접 부를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이 청장 등이 현직 경찰인데다 지금까지의 수사 내용으로는 이들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하기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참고인 신분으로 상당한 분량의 질의를 했고 그에 대한 답변을 받았다는 것이다. 검찰은 또 보복폭행 사건 직후인 3월 중순 최 고문과 수 차례 통화하고 직접 만난 사실이 확인됐으나 "사건 관련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뒤 사표를 낸 홍영기 전 서울경찰청장과 경찰청이 수사 의뢰한 김학배 전 서울경찰청 수사부장 가운데 누가 사건 수사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남대문경찰서로 실제 이첩했는지 등을 확인 중이다. 검찰은 이들의 진술이 서로 엇갈리고 있어 홍 전 청장의 수행비서 등을 상대로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며 일부 경찰 관계자를 직무유기나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하는 선에서 이르면 다음 주초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구속 중인 장희곤 전 남대문서장이 서울중앙지법에 자신에게 유리한 증언을 해줄 부하 경찰관을 상대로 낸 증거보전 청구는 기각됐으나 다른 부하 직원을 상대로 서울동부지법에 제기한 증거보전 청구는 받아들여져 6일 증인 심문이 이뤄진다고 검찰은 덧붙였다. 강의영 기자 keykey@yna.co.kr (서울=연합뉴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