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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당 3만2천원 방역 인부, 주운 200만원 돌려줘 |
일당 3만2천원씩을 받고 면사무소 방역인부로 일하는 50대 농부가 길에서 주운 돈 200만원을 고스란히 주인에게 돌려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충북 영동군 양산면사무소 방역인부 이평호(50.양산면 가곡리)씨는 지난 3일 오후 5시30분께 방역작업을 위해 차량을 끌고 가다 양산면 원당리 마을입구서 길바닥에 떨어져 있는 100만원짜리 현금 뭉치와 수표 1장 등 200만원을 주웠다.
일을 마치고 귀가한 이씨는 하룻밤을 고민하다 이튿날 날이 밝자 수표 발행처인 학산농협(영동군 학산면 소재) 양산지소를 찾아 돈 뭉치를 내놨다.
이씨는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돈을 줍는 순간 욕심이 생겼지만 돈을 잃어버린 뒤 상심하고 있을 분실자를 생각하니 쉽게 고민이 풀렸다"며 "수표발행번호로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농협에 돈을 맡겼다"고 말했다.
이씨로부터 돈을 건네받은 농협 측은 곧바로 주인 전모(80)씨를 찾아내 돈을 돌려줬다.
전씨는 "팔순잔치를 위해 농협에서 찾은 돈을 주머니에 넣은 뒤 경운기를 타고 왔는 데 뒤늦게 분실사실을 확인하고 화병이 나 입원까지 했었다"며 "이씨에게 10만원을 전달했지만 감사의 뜻을 전할 길이 없다"고 고마워했다.
일당 3만2천원씩을 받고 매주 2~3회씩 면사무소 방역인부로 일하는 이씨는 복숭아와 포도 농사를 짓고 있지만 살림은 넉넉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기 기자 bgipark@yna.co.kr (영동=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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