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7.09 00:54
수정 : 2007.07.09 18:24
학위 받았다는 예일대 홈페이지에 논문없어
광주비엔날레 공동예술 감독인 신아무개(35) 동국대 교수가 학력을 위조하고 가짜 박사학위 논문을 꾸며 냈다는 의혹이 제기돼 대학에서 조사에 나섰다. 한진수 동국대 학사부총장은 8일 “신 교수에 대한 의혹이 제기돼 지난 5일부터 검증위원회를 꾸렸다”고 밝혔다.
<주간불교신문>은 지난 7일 신 교수가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예일대 미술사학과 홈페이지에 논문이 없는 등 조작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신 교수는 2005년 동국대에 임용되면서 그해 5월 예일대 미술사학과에서 ‘기욤 아폴리네르:원시주의, 피카비아와 뒤샹의 촉매’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예일대학 미술사학과 학과사이트는 물론, 외국 박사학위 취득 뒤 귀국하면 신고하는 한국학술진흥재단에서도 신 교수의 논문을 찾을 수 없다.
더욱이 신 교수가 받았다고 하는 학위논문이 1981년 에카테리니 사말타노우-치아크마의 버지니아대 박사학위 논문과 제목이 똑같은데다, 표지 표기 양식을 전통적인 예일대 방식대로 하지 않아 표절 의혹까지 사고 있다. 예일대는 미국 일반 학술대학원이 사용하는 ‘대학원’(Graduate School) 대신에 예술과학대학원(Graduate School of Arts and Sciences)이라는 명칭을 쓴다. 그러나 신 교수의 논문은 버지니아대 논문과 똑같이 ‘대학원’으로 돼 있다. 또 서울대 장진성 고고미술사학과 교수의 2004년 예일대 박사학위 논문과 비교해도 논문 첫장에 지도교수의 이름이 명기되지 않는 등 양식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런 의혹에도 동국대 이사장 영배 스님이 지난 2일 기자회견을 통해 “신 교수의 박사학위는 가짜가 아니다”라고 밝혀 정확한 진상규명을 피하고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신 교수는 올해 1학기까지 강의한 뒤 지난달 25일 학교에 사직서를 낸 상태다. <한겨레>는 8일 저녁 신 교수와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한 부총장은 “2년 전 신 교수 채용 당시 박사학위를 받은 예일대로 확인을 했다”면서도 “의혹이 제기된 이상 사표를 수리할 수 없으며, 의혹이 사실로 입증되면 징계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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