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7.13 20:24
수정 : 2007.07.14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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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양연구원 김완수 박사가 7일 미국 샌디에이고 한 수산물 유통업체에서 살아 있는 넙치의 20시간 이상 무수(無水) 항공 운반을 성공시킨 뒤 인공동면에서 깨어난 넙치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살아있는 넙치에 아무런 자극이나 호르몬 투여 없이 단지 수온의 변화를 통한 생체리듬 변화로 어류에게 동면을 유도해 어류를 물 없이 장시간 운반할 수 있도록 한 기술이다.(샌디에이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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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연구원 ‘세계 첫 물고기 인공동면 기술 개발’ 발표
한국해양연구원이 ‘물고기 인공동면 기술’과 관련한 소속 연구원의 연구 성과를 ‘세계 최초’라며 대대적으로 발표했으나, 이미 국내에서도 비슷한 연구 실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해양연구원은 13일 오전 배포한 ‘한국 물 떠난 넙치 20마리, 깨어보니 로스앤젤레스…세계 최초 인공동면유도기술로’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연구원의 김완수 박사팀이 세계 최초로 어류의 생체리듬을 이용해 인위적으로 동면을 유도한 뒤 물이 없는 상태로 장시간(최소 24시간) 운송하여 원상회복시키는 기술 시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또 “김 박사팀이 개발한 인공동면 유도 및 무수운반 기술이 가장 안전하고 우수한 것으로 평가돼 우리나라가 이 분야 세계 최초이자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어류의 인공동면은 1997년에도 한국식품연구원과 부경대 공동연구팀이 연구한 바 있다. 당시 연구에 참가했던 한 연구원은 “넙치와 오징어를 대상으로 온도를 떨어뜨려 동면시키는 방법을 개발해 최장 36시간까지 생존시켰다”며 “일본에서도 비슷한 연구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또다른 전문가도 “인공동면 방식이 넙치처럼 옆으로 누운 특별한 어류에서만 효과가 있어 상업적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판단으로 후속 연구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박사는 “세계 최초라는 표현은 생체리듬을 이용했다는 부분에만 해당한다”며 “연구팀의 기술이 가장 안전하다는 평가를 외부에서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국내에서 비슷한 연구가 진행됐다는 얘기를 들은 적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해양연구원 홍보팀 관계자는 “김 박사에게 두 번에 걸쳐 보도자료를 검토받았으며, 간단한 문구만 수정받았다”고 밝혔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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