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7.16 19:19
수정 : 2007.07.17 00:45
학교는 업체에 사무실 제공
전교조 “서울대가 공교육 망쳐”
서울대 교수 6명이 온라인 사교육업체에 6천만원을 투자하고, 서울대는 이 업체에 대학 안 건물에서 싼 임대료에 사무실을 쓸 수 있게 해준 사실이 드러났다.
16일 서울대와 온라인 사교육업체 ㅅ사의 말을 종합하면, 서울대에 딸린 재단법인인 산학협력재단의 홍아무개 전 단장, 정아무개 전 연구처 부처장 등 교수 6명은 2005년 ㅅ사에 1인당 1천만원씩 모두 6천만원을 투자했다. 고진석 ㅅ사 홍보실장은 “회사 조아무개 대표가 학생 시절 교수였던 홍 전 단장을 통해 다른 교수들을 소개받은 것으로 안다”며 “이들의 투자액은 회사 지분의 30% 가량”이라고 말했다. 정 전 부처장은 “홍 교수가 ‘벤처 동아리를 도와줄 의향이 없느냐’고 권유해서 투자했다”며 “그 뒤로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고 말했다. 홍 전 단장은 외국에 가 있어 연락이 닿지 않았다.
ㅅ사는 스스로 개발했다는 학습법 강좌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팔고 있다. 온라인 강좌비는 4개월 38회 강의 기준 25만~28만원이다. 오프라인 강좌는 52만원 가량이다. ㅅ사 조 대표는 동영상 강의에서 “하루 2시간씩 4개월만 하면 (수능) 언어와 외국어가 미친 듯이 오른다”며 “중3도 4개월 만에 고3 수준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ㅅ사는 또 서울대 산학협력재단 지원으로 2005년 8월께 서울대 안 창업보육센터 건물에 싼 임대료를 내고 입주한 바 있다. 서울대는 대학 연구시설과 전문 인력을 활용해 창업을 돕는다는 취지로, 실험실 벤처기업 등에 사무실 대여 및 경영·법률 지원 등을 해주고 있다. 유상임 산학협력재단 부단장은 “ㅅ사는 데이터베이스 관련 아이템으로 입주했다가, 교육 콘텐츠를 상업적으로 팔면서 나갔다”며 “사무실 임대료를 받는 등 크게 지원해 준 건 없다”고 말했다. ㅅ사는 달마다 평당 3만원씩 18만원의 임대료를 냈다.
산학협력재단 단장인 국양 서울대 연구처장은 “교수들이 교육과 관련해 투자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문제가 없는지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논평을 내 “국립 서울대가 사교육업체에 부화뇌동해 공교육을 망치고 있다”며 서울대와 서울대 교수들의 반성을 촉구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