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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7.16 20:23 수정 : 2007.07.17 01:06

참여연대, 한국여성단체연합, 녹색연합, 문화연대 등 57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나쁜 기업 이랜드 불매 시민행동’ 회원들이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홈에버 월드컵점에서 이랜드 그룹 제품 불매운동 동참을 요구하는 행위극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이랜드 쪽이 비정규직 대량해고 중단 및 해고자 복직, 외주화 철회, 고소고발 및 손해배상청구 취소 등 요구사항이 수용될 때까지 불매운동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뉴코아 강남점 농성현장 르포

해산물 작업장은 샤워장 변해
생활용품 반입 경찰과 실랑이

이랜드그룹 소속의 뉴코아 아울렛 서울 강남점 본점과 분점, 킴스클럽 등이 마주 보고 서 있는 잠원동의 아침은 여유로웠고, 색색의 우산을 들고 거리를 걷는 젊은이들의 표정은 가벼웠다. 그 거리에 회사 쪽이 14개 지하통로와 화재 비상구까지 용접하고 자물쇠로 잠근 킴스클럽 건물이 경찰 버스와 전경들로 둘러싸여 섬처럼 외롭게 서 있었다.

16일 킴스클럽 농성장에서 만난 뉴코아 노동조합 박명수(36) 쟁의부장은 “지하 출입구로 조합원이 들어오는 것을 봉쇄하려고 용접을 했다”고 말했다. 서초소방서 김현우 소방장은 “화재 비상구를 막은 것은 소방법상 불법”이라고 했다.

두터운 장막 안 킴스클럽 매장 안은 중앙통제 방식인 에어컨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었다. 식품 진열대 사이사이에는 종이상자를 깔고 누운 노조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나마 냉장고의 냉기가 남아 있는 식품 매장 쪽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해산물을 다듬던 작업장은 공동 샤워장으로 변했다. 물을 받아놓은 싱크대에 바가지 두 개를 놓고 점거 농성 중인 200여명이 함께 사용하고 있었다.

이들은 무엇보다 고립감을 호소했다. 9일째 농성장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고아무개(29·여)씨는 피곤에 전 목소리로 “꼭 교도소에 갇힌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들이 하늘을 보며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곳은 건물 입구와 전경 바리케이드 사이의 폭 정도 공간이 전부다. 고씨는 “그 좁은 공간에서 운동 삼아 풍선으로 공놀이하는 모습이 꼭 텔레비전에서 본 교도소 같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분당 야탑점에서 일하는 최영호(36)씨는 “9일째인데, 두 딸 얼굴이 가장 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휴대전화 배경화면에는 2살과 5살짜리 딸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이들은 생활용품 하나 들여오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정해진 시간에 도시락 업체에서 음식을 배달받는 것은 허용되지만, 다른 음식이나 옷가지라도 들여올라치면 어김없이 경찰과 실랑이를 벌여야 한다. 뉴코아 강남점에서 근무하는 조아무개(25·여)씨는 “어제 가족이 속옷을 가져왔는데, 생리대도 담겨 있는 가방까지 뒤져 수치스러웠다”고 말했다. 실제 굳게 닫힌 철문 틈을 비집고 바깥을 내다보려 해도 방패를 앞세운 의경이 어느새 다가와 문틈을 가로막았다.

이런 출입 봉쇄에 대해 뉴코아 노조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하자, 회사 쪽은 인권위가 실태조사를 나오기 직전인 이날 오후 1시께 강남 뉴코아 아울렛 본점과 킴스클럽 건물 농성장이 연결된 문 하나만 다시 텄다.

빗방울이 굵어지며 바깥 거리에서는 사람들이 바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그들의 시선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 노조원들의 힘겹지만 하나 된 목소리는 “싸움에 이기고 당당히 이곳을 나가겠다”였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자동차업계 임단협 노사 ‘평행선 질주’

기아·지엠대우 부분파업…이번주 고비

자동차회사들 올해 임·단협 핵심쟁점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 나선 자동차 노사간에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회사 쪽은 설비라인 조정에 따른 인력 전환배치를, 노조 쪽은 기본급 대비 8.9% 인상을 핵심 요구안으로 들고 나왔다. 자동차 업계 임·단협은 금속노조 파업과 겹치는 이번주를 고비로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중순부터 협상을 벌여온 기아차와 지엠대우 노조는 회사 쪽과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16일부터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현대차 노사는 오는 18일부터 본격 교섭에 나선다.

이들 3사 노조는 모두 기본급 12만8805원 인상안을 사용자 쪽에 제시해 놓고 있다. 상급단체인 금속노조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인데, 기본급 대비 9%에 약간 못미치는 수준이다.

기아차 경영진은 전환배치와 복지혜택 축소 등을 뼈대로 한 고통 분담안을 제시했다. 실적이 부진하니 자녀 학자금, 병원비 지원금, 장기근속자 외국여행 및 복지행사 등을 중단하고 비용절감에 함께 나서자는 것이다. 기아차는 올해 임금협상만 하는 시기여서 회사 쪽의 이런 제안은 상당히 공세적인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노조는 수정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다.

현대차는 올해 노조 보궐선거로 새 집행부가 꾸려지면서 임·단협이 늦어졌다. 경영진은 생산차종 이관에 따른 인력 전환배치와 2005년 노조의 거부로 무산된 임금피크제를 다시 제시했고, 노조는 기본급 대비 8.9% 임금인상과 당기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엠대우 노조는 16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17일 주야 특근을 거부하고 18일에도 4시간의 부분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지엠대우의 핵심 사업장인 부평공장의 파업은 2002년 10월 지엠대우 출범 이후 처음이다. 노조가 올 임금협상에서 핵심과제로 삼고 있는 것은 지난해 영업이익에 따른 성과급 400% 지급과 해고자 복직 등이다.

지난해 ‘옥쇄파업’으로 홍역을 치렀던 쌍용차 노사는 지난달 28일 일찌감치 임·단협을 타결지었다. 기본급 5만원 인상, 판매목표달성 격려금 200만원 지급, 고용보장 및 투자집행 등에 노사가 합의했다.

홍대선 김광수 기자 hongds@hani.co.kr

‘협력업체 파견 직원 현대차 근로자 아니다’

법원 한달여만에 ‘파견법 적용’ 엇갈린 판결 내놔

2년 이상 불법파견된 근로자들을 원청업체의 근로자로 봐야 하는지에 대해 법원의 엇갈린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정형식)는 16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 안아무개(42)씨 등 15명이 중앙노동위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에서 “원고들을 원청업체인 현대차의 근로자로 볼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안씨 등은 2005년 해고당한 뒤 “현대차 협력업체 직원으로 2년 이상 근무했기 때문에 파견법에 따라 사실상 현대차 근로자인데, 현대차가 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구제 신청을 기각한 것은 위법하다”고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외견상 원고들과 현대차 사이에 근로관계가 있어 보이긴 하지만 협력업체들이 모든 세금을 내고, 자체 인사권과 징계권을 행사해 온 점에 비춰볼 때 협력업체들이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잃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현대차 관리자가 협력업체 근로자에게 별도 작업지시를 하지 않았으므로 협력업체들이 원고들을 고용해 현대차의 지휘나 명령을 받아 종사케 하는 근로자 파견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42부(재판장 박기주)는 지난달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일하다 해고된 사내 협력업체 직원 김아무개씨 등 7명이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김씨 등은 현대차의 근로자임을 확인한다”고 판결했다.

현행 파견법은 사용자가 2년 넘게 파견 노동자를 쓰면 파견 근로자를 직접 고용한 것으로 간주한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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