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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탈레반이 절대 ‘악’ 인가? |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은 1994년 출범한 수니파 강경 이슬람 정치단체이다. 출범 직후 곧바로 아프간 전역을 접수한 이들은 오랜 내전을 끝내고 이슬람공화국을 선포했다. 그러나 탈레반은 지나친 이슬람 강경 원칙론으로 여성의 사회참여 제한, 세계적인 불교유적 파괴, 유흥문화 원천봉쇄 등 인간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정책으로 스스로 붕괴의 원인을 쌓아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탈레반이 미국 등 서방세계에 의해 악의 축으로 규정될 만큼 외부의 그들에게 악행을 행한바는 없다. 아프가니스탄 내정에 국한된 일을두고 미국이 나서서 빈라덴을 은신시키고 있다는 주장으로 한 나라를 통째로 거덜낸 것이, 지난 2001년 9·11 사태 이후의 아프간 침공인 것이다.
우리와는 아무런 연관도 없는 아프간의 탈레반이 한국의 샘물교회 소속 신도들을 단체로 인질로 잡으면서 극적으로 우리사회에 대단한 연관성을 가지며 등장하고 있다.
200여명에 이르는 우리의 동의, 다산 부대가 미국의 요청으로 아프간에 파병됬으며, 전투병력이 아닌 의료등의 대민지원 업무를 하는 부대임에도 불구하고 인질을 납치한 탈레반의 일성은 아프간 주둔 한국군의 즉각적인 철수였다.
자국에 외국군이 들어온다면 자주독립국을 내세우는 입장에서는 결코 달가운 일만은 아닌것이다. 하물며 자신들을 별다른 이유도 없이 침공하고 멸망에 이르게한 원수지간인 미국의 동맹국으로 들어온 한국군이니 탈레반이 이를 불쾌하게 여길것은 당연한 상식인 것이다.
결국 우리의 젊은이들은 미국의 자국이익에 따른 역학관계가 만들어낸 부도덕한 이프간 침공이 만들어낸 희생양일 뿐이다. 미국은 아프간을 침공하며 수많은 민간인까지 학살했으며, 지하벙커까지 이잡듯 뒤지며 폭발하는 신무기까지 동원하여 아프간 전역을 이잡듯 뒤졌으나 전쟁의 원인이라는 알카에다의 수장 빈라덴은 구경도 못하고 말았다.
미국은 곧바로 이라크 침공을 발표하고 대량살상무기를 지닌 혐의를 씌워 이라크를 초토화하고 후세인을 잡아서 처형했으며, 이 과정에서 이라크는 전쟁의 아귀지옥으로 바뀌고 수많은 국민들이 죽어나갔으며, 이에 대항하는 무장세력의 저항으로 이라크 전역은 역시 전쟁에 준하는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 있다.
미국은 이라크에도 역시 한국군 파병을 요청했고 어김없이 우리의 군대가 이라크에 들어가 주둔하고 있다. 미국의 동맹국으로 한국은 중동의 이슬람권에서 영국의 다음을 잇는 나라 정도로 여겨질 것이다.
이라크 침공 당시 그 이유로 제시됀 대량살상무기는 그 어디에도 없었고 심지어는 이런 미국의 제시가 거짓임이 밝혀지기까지 했다. 기독교 국가 미국의 도덕성은 도덕이 아니라 도적성임이 만천하에 이미 드러난 꼴이다. 중동의 탐나는 석유자원과 군산복합체의 끊임없는 파괴와 소비의 재생산 싸이클이 요구하는 미국 특유의 시스템은 그렇게 9·11 테러 사건을 빌미삼아 무고한 아프간, 이라크 이 두나라를 멸망시킨 것이고, 한국군은 여기에 보기흉한 들러리를 선 격이다.
한국의 샘물교회 라는 분당의 대형교회 신도들로 구성됀 이번 대형 인질극은 이렇게 복잡한 국제역학관계를 무시한 한국기독교 특유의 오만과 독선이 불러온 비극인 것이다.
미국의 들러리 동맹국인 한국은 탈레반에게 있어 결국 적이다. 적국에서 온 그것도 오랜세월 동안 총칼들고 맞서싸운 견원지간 같은 기독교 선교단체의 일원이니, 전쟁중인 탈레반의 주요 인질 타겟이 되는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다행히 연일 들리는 보도에 의하면 인질에 대한 살해 가능성은 낮아보이고, 탈레반이 노리는 목적은 결국 동료 포로들과 돈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허수아비 정권으로 등장한 현 아프간 정부의 정규군과 미군 등의 침략군에 의해 거의 포위상태에 있다는 탈레반이 여러모로 어려울것은 뻔한 이치다. 식량수급도 원할치 못할것이고, 전쟁수행에 필요한 자금도 턱없이 부족할 것이다. 그러니 인질을 잡아두고 돈을 요구하는 것이고,
이제 우리정부는 중요한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 테러범들과는 협상치 않는다는 웃기지도 않은 요상한 원칙은 미국이 마구자비 침공의 구실로 만든 사기극에 불과하다. 탈레반은 그저그런 테러조직이 아닌 일국을 이끌던 정부였다. 미국에 의해 밀려나긴 했으나 미국을 일방적으로 침공한 적으로 규정하고 지금 전쟁중에 있는 임시정부 비슷한 의미를 지니는 그런 조직으로 보아야 한다.
텔레반이 우리 인질 목숨을 담보로 돈을 요구하면 우리정부는 들어줘야 한다. 인질은, 생명은, 국민은 살리고 보아야 한다. 그게 정부의 몫이다. 그 다음 일은 인질들을 살려서 안전하게 귀국시킨 연후에 따져도 늦지않다.
아프간의 탈레반이 우리 국민 다수를 납치하여 살해위협을 하며 인질로 삼고있어 대단한 유감이긴 하나, 그 이전까지 탈레반은 일방적인 절대 악으로 규정될 만큼의 테러조직은 아니다. 미국의 시각으로, 미국의 잣대로만 규정해서는 곤란하다.
우리 정부는 아프간 뿐만 아니라 부도덕한 침략전쟁에 내몰린 우리 군을 빠른 시일내에 모두 철수시켜야 하며, 단순한 미국식 테러단체가 아닌 탈레반과의 협상에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다.
막말로 탈레반이 요구하는 인질의 몸값에 상응하는 돈은 곧 일방적인 침략군에 불과한 미군을 몰아내고 아프간을 재건하는 주요 자금으로 쓰일수도 있으며, 피폐한 아프간 국민들에게 소중한 자원으로 쓰일수도 있을 것이다.
끝으로 인질로 잡힌 23명 전원이 모두 무사히 귀국하기를 바라며,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협상을 기대한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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