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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7.27 18:42 수정 : 2007.07.27 18:42

지금까지는 일본 IT취업의 전반적인 내용을 썼고 그 대상이 주로 이곳에 와있는 기술자들이었다. 이곳에 와있는 젊은이들도 하루하루를 불확실한 가운데 보내고 있다. 몇 개월만에 어렵게 일을 얻게 되면 안도의 한숨을 비로서 내쉰다. 그나마 반년이 되가도록 일을 얻지못하고 생활고마저 느끼는 이들은 한국으로 돌아갈지 더 버텨야할지를 저울질하며 불안한 가운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오늘은 한국에서 일본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연수생들에게 이곳의 현실을 전함과 동시에 어떤 마음가짐으로 준비해야하는지를 필자 생각과 선배들이 한 말을 정리해서 간단히 써보고자 한다.

몇 가지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형식으로 정리해보겠다.

1. 교육의 양과 질은 충분한가?

일본취업전제 IT연수를 실시하고 있는 민간학원, 대학, 전문대학 등에서 실시하는 교육은 대게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2개월이다. 가장 많은 경우가 10개월이다. 교육내용도 작년에 비해서 다양화하고 있는데 이는 바람직한 현상이다. 아니 늦은 감이 있다. (도움말: .NET 특히 C#.NET의 수요는 늘어나고 있어서 공급과잉인 JAVA업무보다는 더 유리할 것이다.앞으로 연수를 받을 계획이라면 .NET을 집중적으로 훈련받는 것이 낫다. 게다가 데이터베이스의 기초를 든든히 하고 SQL은 실용적인 수준까지 키워놓으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이다.)

양적으로보면 10개월이상이란 기간은 기술적인 기초를 다지는데는 적절한 듯 하지만 여전히 실무대응력이 약하다. 10개월로도 부족할 지 모르겠다. 물론 모든 것을 연수기관에서 해결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실무에서 배워야하고 배울 수 있는 것도 있지만 가르쳐주려는 곳 가르쳐줄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취업처는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일본어교육은 턱없이 부족하다. 아니 부족하다기 보다는 IT를 모르는 연수생들이 일본어공부에 소홀히 하는 것이 문제다. 10개월을 죽어라고 해도 상당히 부족한데 대게 일본어학습 아니 훈련의 중요성은 피부에 와닿지 않을 것이다. 교육기간 중 1개월정도를 일본에서 생활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상당히 좋은 약이 될 것이다. 비용의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이곳에 와서 처음부터 개발일을 혼자서 하게끔할 리가 만무하니 기초를 확실히 하되 일본어학습에도 더 투자해야한다. 문제는 이곳의 업체들이 경력을 부풀리는데 있다. 경력이 없으면 아예 면접기회를 주지 않기 때문이기는 하지만 일본어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신입들에게는 가혹한 부담이다.

정부지원이 있더라도 대학졸업후 부모님의 도움으로 연수를 받는 것은 쉽지는 않다. 그러나 연수기관에서 연수를 마치더라도 수준높은 학원에가서 스킬업과정을 3개월이상 수강할 것을 권한다. 일본어도 전문적인 교육을 하는 곳에서 더 훈련해야한다.


추가교육을 해야하는 이유는 교육기관은 정해진 교과로 모든 종류의 연수생을 만족시켜야하기 때문에 실무에 가까운 질 높은 교육을 실시하는데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수준높은 전문교육기관에 가서 교육을 받으면 저절로 겸손해진다. 10개월전후의 교육도 부족하다고 느낄 것이다. 배워야하고 익혀야할 과제가 너무 많다는데 놀랄 것이다. 실제로 추가 교육을 시켜보면 그렇게 말한다. 배우지 못한 것을 배울 수 있고 배워야할 것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그런 경험은 좋은 약이 된다.

8개월 이하의 교육을 받았다면 그 만큼 더 교육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 단언하건데 이런 단기간코스는 부실교육을 받은 젊은이들을 양산하는 곳이 된다. 대학을 졸업한 젊은이들에게 단기간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코스는 더 매력적일 것이다. 더구나 전문교육기관이 아니라 대학에서 대충 구성한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다면 큰 일이다. 어느 교육기관출신의 30명중 뽑을 만한 인원이 한 명도 없는 경우도 있었는데 불행이도 그곳에서 교육받은 연수생들은 자신들의 수준과 능력에 대해 깨닫고 있지 못하고 있는 듯했다. 그들의 스킬시트에는 항목마다 A가 매겨져 있었고 희망연봉은 300만엔에서 350만엔이었다. 눈이 휘둥그래지는 부분이다. 일본에서 실용적이 교육을 실시하는 선배그룹이 있다. 그들의 조언과 도움을 받는 것도 현명할 지 모른다. 왜냐하면 일본과 한국에서의 개발절차나 그 내용의 충실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 동경에서 교육을 실시하는 기관 참조사이트: http://www.wings-it.com )

2. 급여에 대한 기대는 정당한가?

누구나 많은 급여를 받기를 원한다. 싫어할 사람은 없다. 당연하다. 최근 한국에서 날라오는 교육수료생들의 이력서에 적인 '희망급여'는 연봉 300만엔을 넘는다. 보자마자 한숨이 나온다. 이 연봉수준은 무엇을 기준으로 한 것이며 정당한 수준일까? 일본대졸신입직원이 월 22만엔, 전문대학출신은 18만엔을 받는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각각 264만엔과 216만엔이다. 더구나 첫 해엔 보너스도 없다. 일본신입보다 일본어를 잘 할리가 없다. 다만 집중적인 교육을 받은 기간이 좀 길다는 것은 비교우위에 있는 점이다. (나이에 따라 급여가 책정되는 분야가 아니라 오로지 하는 만큼 받는 곳이라 나이도 참고가 되지 않는다. 나이는 아예 잊어버리는 것이 낫다.) 그러나 누가 그 교육의 질을 신뢰해줄 것인가? 이곳에 있는 한국계파견회사가 아니라 고객의 입장에서 볼 때 말이다.

그러므로 이 300만엔이 넘는 연봉에 대한 기대는 근거가 없다. 정당성이 없다.

오히려 일본인 대졸직원들보다 적게 받는 것이 타당하지 않은가? 한국에 한국말을 잘 못하는 중국기술자가 왔다고 생각해보라. 그들이 더 많이 받는다면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그러면 어째서 이 철없는(?) 병아이들이 그런 생각을 갖게 된 것일까? 1) 일본취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현지 교육기관의 선전, 2) 과거 경력부풀리기에 의한 가격상승의 여파, 3) 한국업체가 엄청나게 늘어남으로 인한 '가수요증가=과다 인력 확보경쟁촉발' 의 산물로 턱없이 비싼 연봉을 기대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는 연수생들의 죄가 아니다. 그 벌은 그것을 조장한 사람들이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제는 거품이 빠지고 있다. 냉정히 그리고 겸손히 내 능력의 가치를 따져봐야한다. 내가 받고 싶고 받아야하는 적정 임금수준은 얼마일까?하고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따져보면 조금은 겸손해질 것이고 곧 경험할 현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준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

3. 회사가 나를 고르는가? 내가 회사를 고르는가?

일본의 시장상황이 외주중심에서 내주(자체 인력)으로 조금씩 이동하면서 외국인 파견직원에 대한 임금의 거품이 빠지고 있다. 바보가 아닌 이상 고객들이나 중간에 있는 브로커기업이 모를 리가 없다. 기존 경력자들의 임금수준도 떨어지고 있다. 신입의 경우 일 그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조정기에 들어가 있다고 보면 되겠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딸리던 작년에는 어떤 의미에서는 기술자가 (파견)회사 혹은 고객 보다 우위에 있었다. 그리 어렵지 않게 일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무게중심은 회사 혹은 고객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기술자의 발언력이 더 강했을 때는 기술자들의 임금상승욕구는 채워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서서히 바뀌고 있으며 회사의 지위가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 수요공급의 법칙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금의 적정수준이 조정기에 들어가 있다.

그런데 최근 들은 이야기가 웃음을 자아내게 만든다. 한국연수기관에서 교육중이며 수료를 앞두고 있는 젊은이들이 앞으로 취업할 일본에 있는 회사를 고르려고 한다는 것이다. 자연스러운 이리며 이상한 일잉데도 현실을 볼 때 웃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취업문이 몇 분의 일로 줄어들었으니 일을 잘 찾아주는 곳을 찾는 노력은 중요하다. 잘 고를 수록 혼란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이 더 많은 급여를 받기 위한 것이라면,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이다.

올해나 내년에 교육을 마치는 연수생의 몇 %가 취업에 성공하고 그리고 실제로 일을 얻어 정상적인 생활을 하게 될 것인가? 예측은 힘들지만 지금으로서는 20%도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오만한 자세와 마음가짐을 버리고 자기 자신을 냉철히 바라보고 수입은 거저 생기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능력을 쌓은 사람에게 주어진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기술적인 능력뿐 아니라 사회와 조화할 수 있는 현실성과 인성을 갖춘다면 더 바랄 것이 뭐 있겠는가?

겸손해져야 한다.

4. 세상에서 가장 비싼 것은 무엇인가?

속담에 세상에서 '공짜'보다 비싼 것은 없다는 말이 있다. 대충 공부하고 대충 취업해서 대충 수입을 올리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말아야 한다. 운좋게 회사에 들어가면 먹여살려주겠지하는 생각을 버려라. 현장에 들어가면 어떻게 되겠지하는 생각은 꿈에서도 하지 말아야 한다. 근무현장에서 퇴장당하고 또 그런 일이 반복되면 채용회사의 인내력도 곧 바닥을 드러내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내가 받는 급여는 회사가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노력하고 땀흘린 결과를 스스로 챙기는 것이라 생각해야한다. 땀흘린 댓가는 그것이 많던 적던 만족감을 주고 행복하게 만든다. 사회의 일원이 되었다는 실감을 준다. 책임있는 한 어른이 되었다는 만족감을 선사한다. 20만엔이 적은 돈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시급 1,000엔으로 20일을 일해봤자 한 달에 15만엔 정도가 최대이다. 환율로 계산하지 말아야 한다. 10000엔이 10만원보다 더 가치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는 말은 진리다. 연수를 받고 있던, 취업해서 대기하고 있던 매일 늦게 까지 파견현장에서 일을 하던간에 계속적으로 공부하는 자가 승리한다.

5. 나는 독립할 준비가 되었는가?

동물의 세계에서 어미를 보면 제 새끼들이 자기들과 덩치가 비스해질 때까지는 정말 눈물겹도록 정성을 다해서 새끼들을 키운다. 그러나 일단 성장하면 가차없이 둥지에서 밀어내고 바다로 밀어낸다. 팽귄의 생태를 본 적이 있는가? 새둥징서 뭐가 일어나고 있는지 관찰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그런데 인간들만이 제 부모와 덩치가 비슷해져도 언제까지나 의지하고 살려고 한다. 대학을 졸업해도 어렵고 힘든 일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도 나아보이는 IT라는 쪽을 선택했다.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가? 무엇을 하든 내 힘으로 살아보려고 발버둥 쳐본 적이 있는가? 청년실업에 일정부분 정부와 선배 한국인들의 책임이 있다고 하더라도 제일 큰 책임은 역시 본인에게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가?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하고 부모님이 무슨죄가 있어서 교육비를 또 지원해야하는가? 다 큰 어른 인간들을 말이다.

대학에서 적당히 공부했다면 이제는 정신을 차려서 내발로 살아가려는 노력을 해야한다. 언제까지 나라가, 사회가, 부모가 먹여살려 줄 것이라고 생각지 말라. 인간만이 그런 약한 모습을 보인다. 스스로의 다리로 서고 걷고 뛰며 살아야 한다.

안이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 취업하고 나서는 회사가 먹여살려줄 것이라는 달콤한 생각을 버려라. 일이 없는데도 언제까지 월급을 줄 것이라는 근거없는 믿음을 버려라. 회사들은 그렇게 재정적으로 튼튼하지 않다. 개인이 회사를 자유롭게 그만둘 수 있듯이 회사도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두라.

연수기관을 대학생활의 연장으로 생각한다면 지금 당장 연수를 그만두고 다시 어머니 배속으로 돌아 가야한다. 이 사회에는 받아줄 곳이 없으므로 다시 엄마 배속으로 들어가야한다.

6. 신뢰할 만한 정보는 어디에?

적어도 돈(급여)에 대한 소문과 정보는 그것을 기대하는 인간의 탐욕성과 급여시스템이 회사마다 다르며 사람마다 능력이 다르므로 그것을 맹신해서 비교하는 인간을 철저히 배신한다. 더 나은 조건에서 일하는 듯이 보이는 동기생들이나 친구들과 당신을 비교할 만한 정당한 근거를 갖고 있는가 자문해보라. 냉정하게. 홍당무를 앞에 두고 뛰는 말의 그림을 본 적이 있는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죽어라고 뛴다. 눈 앞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법을 어기는 것도, 의리를 저버리는 것도, 회사의 신용을 망쳐놓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렇게 살면 행복한가? 몇 푼의 돈을 더 받기 보다는 신뢰를 쌓는 일에, 만족감과 보람을 얻기 위해, 자기 인생을 지키는 일에 더 신경을 써야한다. 그것을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를 따져봐야 한다.

이제 바야흐로 치열한 경쟁과 생존투쟁이 시작되었다. 어제와 오늘의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시장이 변했고 고객의 태도가 변했다. 채용해줄 회사의 생각이 변했다. 이제는 그대들도 변해야 한다. 비약이 심하다고 말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좀 더 긴장하고 좀더 겸손해진다면 앞날은 좀더 평안하고 안정될 것이다.

변화는 현실이고 내가 변해야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20대, 30대초반이라면 다시 인생을 크게 바꿀 수 있는 '탈바꿈'이 가능하다. 과거가 어떻했던 간에 오늘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늘을 원망해도 소용업다. 내일을 바라보고 살아야 한다. 수 십년뒤에도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는 것이 아니라면 주어진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오늘을 다시 응시해보자. 죽음 앞에서면 인간은 겸손해진다. 진실해진다. 죽을 때까지 얼마남았는지 셈해보면 인생이 무한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면 지금 이 시간이 얼마나 가치있고 소중한 것인가를, 내가 차지하고 있는 이 공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그리고 내 몸에 호흡이 있고 박동이 있다는 것을 감사하게 될 것이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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