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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7.29 15:47 수정 : 2007.07.29 15:47

유서에서 장기.시신 기증 의사 밝혀

탈레반 무장단체에 의해 살해된 고(故) 배형규 목사가 아프간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가족들에게 유서를 남기고 떠났던 것으로 밝혀졌다.

29일 분당 샘물교회와 안양샘병원 등에 따르면 배 목사는 지난 13일 아프간으로 봉사활동을 떠나기 전 유서를 남겨 자신의 장기와 시신을 의료연구용으로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배 목사는 유서에서 "신상에 문제가 생기면 (시신을) 환자 치료와 해부학 실습용으로 기증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시신 기증 등 문제는 안양샘병원 원장과 의논해 결정하라"고 가족들에게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양샘병원 박모 원장은 샘물교회 장로이자 배 목사의 주치의로 생전 배 목사의 건강검진과 치료 등을 맡았었다.

가족들은 이러한 고인의 뜻에 따라 배 목사의 사망이 확인된 뒤 지난 26일 안양샘병원에 시신 기증 의사를 전달했으며 "기증을 위해 시신을 잘 보존해달라"는 요청서를 외교통상부 재외국민보호국에 전달했다.

배 목사의 형 신규(45)씨는 "가족들과 의논해 평소 고인의 뜻에 따라 시신을 기증하기로 했으며 이를 위해 시신의 훼손을 최소한으로 줄여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배 목사가 '평소 살아서만 남에게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죽어서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자주 밝혔다고 전했다.

샘병원 박 원장은 "26일 가족들에게 남겨진 유서 형식의 문건을 통해 배 목사의 기증의사를 확인했다"며 "병원에는 시신을 연구용으로 사용할 만한 해부학실습실 등이 없어 서울대 의대에 기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배 목사의 평소 건강상태에 대해 "지난 2004년 폐질환을 앓아 수 개월 약물치료를 받았지만 완치됐다"며 "시신 훼손 등 여부에 따라 장기 기증 여부는 다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분당샘물교회 박은조 담임목사도 이날 주일예배에 처음으로 참석해 피랍된 봉사단원들의 '유서'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목사는 이 자리에서 "항간에 유서관련 소문이 떠돌고 있는데 매년 교회 프로그램 중 유서를 쓰는 과정이 있어 그게 와전된 것 같다. 배 목사는 이 프로그램이 아니라 정식으로 시신 기증 의사 등을 밝힌 유서를 가족들에게 남겼다. 자기 몸 아끼지 않고 끝까지 사람을 구하는 일 하며 살다가 간 배 목사의 삶은 숭고한 것"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교회측은 "교회의 수련 프로그램 중 가족들에게 유서를 남기는 프로그램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누가 유서를 썼고 그게 남겨졌는지 여부는 파악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심언철 기자 press108@yna.co.kr (성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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