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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민씨 가족, 새벽 날벼락 비보에 실신…오열… |
31일 새벽 날벼락 처럼 비보가 가슴을 찢었다. 전날 ‘아프간 한국인 피랍’ 협상에 대한 보도가 엎치락뒤치락하면서 교착 상태에 빠져 장기화하는 게 아니냐 하는 우려와 함께 갑갑해 하던 중이었다. 새벽 1시 넘어 탈레반에 의해 추가 살해된 인질이 심상민씨로 추정된다는 긴급 보도가 나오자, 심씨의 가족은 그야말로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심씨의 가족들은 새벽 4시 40분께 분당 샘물교회로 하나 둘씩 모였다. 심씨의 어머니 김 아무개씨(60)씨는 외신 보도를 접하고 실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90세인 외할머니에겐 충격을 우려해 아직 소식을 전하지 않은 상태다.
가족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지만 어느정도 심 씨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가족들은 “여자 인질 3명과 있다고 하길래 안전하다고 생각했는데 믿을 수 없다”며 반신반의했다. 일부에서는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 나오지 않았다며 작은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심씨의 아버지는 언론과의 접촉을 꺼려했고, 어머니는 계속해서 오열했다.
심씨는 한 대학의 세라믹 공학과를 졸업하고 2003년 ROTC를 제대한 뒤, 분당에 있는 한 회사에 다니고 있었다.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가기 두 달전에 회사를 그만 두고 출국을 준비했다. 부모에게도 아프가니스탄에 간다는 사실을 숨긴 채 동생만 사실을 알고 있었다.
피랍자의 다른 가족들도 추가 살해 소식에 새벽 4~5시께 교회로 나왔다. 가족 대표인 차성민씨는 “아직 정부에서 공식적인 발표가 없는 상태나 가족들이 심씨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공개된 알자지라의 인질 동영상에 나온 여자 피랍자들은, 임현주, 한지영, 유정화, 이정란, 안혜진, 김경자, 김지나씨 등으로 밝혀졌다. 아직 한 명은 가족모임에서도 확인이 안 된 상태다.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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