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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7.31 23:30 수정 : 2007.07.31 23:45

피랍자가족모임, 눈물의 기자회견

“세계가 다 부모 자식, 다 똑같은 엄마 아빠 심정일 것입니다. 지금 날아서라도 세계 방방곡곡에 가서 호소하고 싶습니다. 이 무고한 애들 살려달라고. 저희들을 아프간에 좀 보내주세요. 비자 특급으로 내주세요. 아프간 대통령, 부시 대통령도 만나고 싶습니다.”

휠체어에 앉아 링거를 꽂은 채 애절한 목소리로 호소하는 피랍 인질 한지영(34·여)씨의 어머니 김택경(62)씨 볼에는 굵은 눈물방울이 연신 흘러내렸다.

납치 13일 만에 두 명의 희생 소식을 들은 피랍자 가족모임은 31일 오후 5시30분께 경기 분당 샘물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자식과 아내, 형제와 자매의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는 생각에 이들은 처음으로 단체 기자회견을 열어, 국제사회에 인도적 차원의 문제 해결을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납치된 이선영(37)씨의 어머니 김경자(63)씨는 가족모임 명의의 ‘국제사회를 향한 호소문’을 읽어 내려갔다. “미국이 21명의 무고한 생명을 구해주기 위해 정치적 이해관계를 초월해 인도적인 차원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길 호소합니다. 여전히 우리는 국제사회가 이번 피랍사태에 대해 좌시하지 않고 적극적인 협력과 지원을 할 것이란 믿음이 있습니다.”

가족들은 또 “아프가니스탄의 교전 소식과 무력진압 가능성 관련 소식에 대해 인질들의 생사와 관련해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 평화적이고 인도적인 방법으로 남은 21명의 조속한 무사귀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전세계인들의 관심과 지지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랑하는 아내가 무장 세력의 인질로 잡혀 있다”며 취재진에 모습을 나타낸 유행식(35)씨는 “아내는 거기(아프간)에 있는 아이들을 단순히 도와주고 싶어 순수한 마음으로 갔다. 그 곳 어린이들의 자랑스런 엄마가 되고 싶다고 했다”면서 도움을 호소했다. 납치된 김윤영(35)씨의 남편인 유씨는 초등학교 2학년 짜리 딸과 함께 김씨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최근 언론에 육성이 공개된 이지영(37·여)씨의 오빠 종환(42)씨는 “저는 기독교인도 아니고 봉사라거나 선교라거나 그런 거 잘 모른다”며 “좋은 일 하러 갔다가 무서운 곳에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자지도 못하는 동생이 무사히 돌아오게 도와달라”고 울먹였다.

피랍자 가족들의 절절한 호소는 30분 이상 이어졌다. 피랍자 가족모임 차성민(30) 대표는 “미국 대사관 쪽에 사태 해결을 요청하는 의사를 전달했고, 백악관에 전달된 것으로 안다”며 “가족들이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가슴이 더욱 아프다”고 말했다. 성남/김기성 최원형 기자 player1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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