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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 형사계 출입문 ‘산뜻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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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창살 걷어내고 강화유리로
“꼭 유치장 갇힌 기분이었는데…”
송파서 새단장에 민원인 호응 ‘어, 경찰서 형사계 출입문 맞아?’ 서울 송파구 중대로에 있는 송파경찰서 형사계로 들어가는 출입문이 쇠창살문에서 깔끔한 유리문으로 탈바꿈했다. 폭력·절도·살인 등 각종 범죄 수사가 이뤄지는 경찰서 형사계에는 피의자들이 도망가거나 소란 피우는 것을 막기 위해 쇠창살문이 설치돼 있다. 이에 따라 형사계를 찾는 피해자나 피의자 가족, 민원인 등도 덩달아 쇠창살문 안에 ‘갇힌’ 꼴이 돼 거부감과 불안감을 느낀다는 지적이 많았다. 서정두(52) 송파경찰서 강력7팀장은 “민원인들이 형사계를 방문하면 ‘꼭 유치장에 들어오는 것 같다. 나가서 얘기하자’는 소리를 많이 한다”며 “5년 전부터 피의자의 도주를 막으면서도 이미지를 개선할 방법이 없을지 고민해 왔다”고 말했다. 서 팀장은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딸의 도움을 받아 강화유리로 된 출입문을 고안해 냈고, 일반 기업에서 검증된 전자식 출입증을 도입하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다. 드디어 지난 5월 송파경찰서는 전국 경찰서 235곳 가운데 처음으로 ‘변신’에 착수했다.
김덕한 송파경찰서장은 “예산 문제보다는 경찰서에 오는 모든 사람들을 관리·통제해야 한다는, 40~50년 동안 굳어진 분위기를 바꾸는 게 힘들었다”고 말했다. 1천만원 가까이 든 공사가 7월 중순 끝났다. 쇠창살문 때 있었던 문턱도 사라져, 장애인도 편하게 오갈 수 있게 됐다. 서 팀장은 “20일 정도 운영했는데 형사계를 출입하는 이들의 반응이 좋다”며 “경찰청에 가서도 유리문 도입 취지를 설명한 만큼, 다른 경찰서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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