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소각 가능성 커..경위 조사중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보관중인 우라늄 시료 2㎏을 분실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 우라늄 시료는 잘못 소각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연구원측은 보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2004년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찰 뒤 보관중이던 10% 농축 우라늄 0.2g, 감손우라늄 0.8kg, 천연우라늄 1.9kg, 전자총 가열용 구리 도가니가 든 우라늄 시료 상자(25x40x30㎤)를 관리 소홀로 분실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원은 지난 6일 IAEA 정기 사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시료 보관 상자가 없어진 것을 알고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 이 상자가 지난 5월 중순 일반 폐기물로 분류돼 산업 폐기물 위탁처리 업체를 통해 유출된 것을 확인했다. 연구원은 당시 시료 상자와 관련 장비들이 보관된 곳의 청정시설 공사를 위해 지난 4월부터 일부 시설 및 장비를 옮기는 과정에서 공사업체 직원이 시료 상자를 일반 폐기물로 오인, 다른 폐기물들과 함께 연구원내 폐기물 집하장으로 가져갔으며 지난 5월 17일 연구원 폐기물 처리부서의 의뢰로 폐기물 소각장으로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골프공 크기 정도인 이 우라늄 시료는 알루미늄과 플라스틱 재질의 노란 색 상자에 담겨 원자력연구원 레이저 관련 시설에 보관중이었다. 원자력연구원 관계자는 "IAEA에서 이 우라늄 시료를 상자에 넣어 보관하라고 해 폐기물 저장고로 옮기려했으나 IAEA에서 아직 사찰이 끝난 게 아니라고 해 레이저 관련 시설에 놓아 두었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분실 우라늄 물질 추적 작업을 벌여 지난 7일 경기도의 모 폐기물 소각장에서 시료 상자와 내용물 중 구리 도가니만 회수했다.이 우라늄은 레이저 연구 장치를 이용한 우라늄 농축 실험에 쓰인 것으로 원자력연구원은 이 실험 때문에 IAEA의 특별 사찰을 받았다. 연구원은 이 우라늄 시료가 소각됐을 경우 이로 이한 환경영향평가를 하기 위해 8일 소각장에서 나오는 재와 찌꺼기를 수거해 분석한 결과 우라늄 농도가 1.14ppm으로 국내 토양 평균(3-4ppm)이하로 측정됐다고 밝혔다. 연구원측은 "시료의 양이 워낙 적기 때문에 소각과정에서 인체나 환경에 피해를 줄 정도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연구원은 결국 분실 사실을 석달 가량이나 모르고 있다가 최근 과학기술부와 IAEA에 보고했으며 이날 언론의 취재가 시작되자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확인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분실된 시료는 IAEA 보고 기준량 이하이지만 IAEA 안전조치 이행상 문제 발생소지를 없애기 위해 공식보고했다"고 말했다. 원자력연구원은 정확한 분실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재발방지를 위해 앞으로는 핵물질 저장고 외의 장소에서 사용 또는 보관하는 모든 핵물질에 대해 시건장치가 장착된 저장용기에 보관, 분실 또는 도난을 방지할 계획이라고 뒤늦은 대책을 내놨다. 또 핵물질 사용시설 자체점검 절차에 따라 정기적으로 사용시설에 대한 허가사항 준수 여부와 시설의 무단변경, 각종 기술기준 만족 여부 등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찬욱 기자 jchu2000@yna.co.kr (대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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