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있고 시간이 있어도, 잘 나지 못하고 방법도 모르고 정보도 부족해 보내지 못하니 왠지 자식에게는 미안한 감정도 듭니다. 생각해보면 이민 역사가 50년을 훨씬 넘었을 텐데 아직도 그런 정기적이고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열린 2세 모국 방문 프로그램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쉽기만 합니다. 솔직히 나는 대한민국의 이민 2세 정책에 불만이 있다면, 그 정책이 어딘가 모르게 즉흥적이고 일시적이고 때로는 전시용이고 과시용 정책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주어진 예산에 성의 없이 억지 감동만 쥐어짜려는 그런 졸속 행정처럼 느껴만 집니다. 1.5세로써 바라는 고국의 이민 2세 정책은 억지 춘향 식 감동 주기 행사가 아니라, 지속적이고 방향이 있고 목적이 있는 항상 이민자에게 열려있는 그런 프로그램입니다. 부모로써 자식의 미래를 위해 돈 좀 써도 안 아깝고, 정부에게는 세금을 써도 국민에게 인정을 받는 그런 성의 있고 무게 있는 그런 프로그램 말입니다. 물론 정부의 입장에서는 인력과 자금의 한계로 그것은 평균적이고, 단기적이며 일회성 일 수 밖에 없음으로 결국 개인마다 특성에 따라 다른 전략으로 접근하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다 충고할지 모릅니다. 물론 한국인이 많이 살아 본국과 교류가 많고 한인 사회가 활성화 되어있는 지역에서야 그런 프로그램을 이용하기도 쉬울 것이고 가까운 친인척이 한국에 있는 경우나 한국사회를 잘아는 초기의 이민자는 정부에 의존하는 그런 프로그램은 별로 필요가 없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민지에 한국인 사회가 활성화 되어있지 않고, 부모도 이민이 오래되어 한국 사회에 대한 지식이나 경험도 거의 없는 경우나. 거기다 가까운 친인척도 없는 경우에는 당연히 정부에 물어보고 의존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생각으로는 앞으로 국내의 삶이 각박해 질수록, 일반 서민에게는 이민이란 유럽의 선진국처럼 하나의 평범한 선택 사항으로 다가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찌 보면 나의 걱정은 한국인의 정체성은 아직도 유지하고 있지만, 이주가 오래되어 한국인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잊혀져 버린, 연변의 조선족이나 구 소련의 고려인과 같이, 해가 가고 세월이 흐를수록 이제 많은 현재의 대한민국 이민자의 후손들의 걱정과 근심이 될 것입니다.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고 이런 블로그를 통해서라도 그런 모순을 알게 하는 게 어쩌면 오지의 이민자에게는 필요하고 중요하지 않을까요.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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