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8.13 18:22
수정 : 2007.08.14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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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기구인 관람차가 고장을 일으켜 일가족 4명이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난 부산 영도구 동삼동 이동식 놀이공원 ‘월드카니발’ 행사장에서 13일 오후 출동한 119 구조대원들이 곤돌라에 타고 있던 탑승객을 구조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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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5시25분께 부산 영도구 동삼1동 동삼혁신지구에 설치된 이동식 테마 놀이공원 ‘월드카니발 부산’ 안 회전식 놀이시설인 대관람차(자이언트 휠)에서 일가족 5명이 떨어져 숨졌다.
이날 사고는 대관람차에 일정한 간격으로 매달려 회전하던 40여대의 탑승박스(곤돌라·8인승) 가운데 2 높이에 있던 2대가 갑자기 충돌하면서 밑에 있던 곤돌라가 뒤집혀 문이 열리는 바람에 일어났다.
이 사고로 김시영(68·여·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씨와 며느리 변영순(46)씨 등 일가족 5명이 숨졌다. 또 곤돌라에 함께 타고 있던 김씨의 남편 전운성(70)씨와 손녀 지민(8·부산 영도구 청학동)양 등 2명을 포함한 나머지 관람객 13명도 몇시간 동안 고공에서 고립돼 공포에 떨었으며 구조된 뒤에도 탈진상태에 빠져 모두 병원으로 옮겨졌다. 전씨는 이날 갑자기 곤돌라가 기울며 문이 열리면서 부인 김씨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는 순간적으로 옆에 앉은 손녀 지민양을 왼손으로 붙잡고 오른손은 철제 난간을 잡고 두 다리로 곤돌라 벽을 지탱한 채 40여분을 버틴 뒤 구조됐다. 전씨는 “서울 사는 큰아들 가족과 함께 부산에 사는 작은아들 집에 놀러와 근처 놀이시설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며 “속수무책으로 떨어지는 가족들을 보며 살아 무엇하겠냐 싶어 붙잡은 손을 놓고 싶었지만 왼쪽 품에 안겨 울부짖는 어린 손녀를 보고는 차마 함께 죽지 못했다”고 울먹였다.
이날 사고 목격자들은 “60여m 높이의 관람차가 돌아가던 중 중간에 있던 탑승박스 1대의 문이 갑자기 열리면서 사람들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날 사고가 난 곤돌라는 정비불량 등으로 휠과 연결돼 있는 쇠줄이 꼬이는 바람에 이웃한 곤돌라와 부딪쳐 뒤집히면서 문이 열려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윤요섭 월드카니발 부산 홍보실장은 “관람차 운행 중엔 곤돌라 문이 열리지 않게 돼 있다”며 “대형 휠에 매달려 있던 사고 곤돌라의 쇠줄이 꼬여 옆으로 기울면서 전력이 차단돼 갑자기 문이 열리지 않았나 추정된다”고 말했다.
사고가 나자 카니발 운영사 쪽은 관람차 운행을 멈추고, 곤돌라에 갇혀 있던 나머지 관람객들의 구조에 나섰다. 또 다른 놀이시설의 운행도 모두 중단했다.
㈜아이이엠지(IEMG)가 영국 유케이 펀페어 기술을 도입해 설치한 월드카니발 부산은 60여m 높이의 대관람차를 비롯해 30여종의 조립식 놀이기구와 40여개의 게임시설을 갖추고,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말까지 일정으로 날마다 오후 1시부터 밤 12시까지 운영하고 있다.
월드카니발 부산 쪽은 “장내 모든 설비는 한국유원시설협회(KAAPA)의 사용검사를 받고 영도구청의 허가를 받아 설치했다”고 말했다.
◆ 사망자 △김시영 △변영순 △전윤경(26·여·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전지은(23·여·〃) △전민수(7·〃·부산 영도구 청학동) 부산/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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