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씨측 “은행 심부름만 해줬을 뿐”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경선후보의 차명소유 의혹이 제기됐던 서울 도곡동 땅 가운데 이 후보의 맏형 상은씨의 지분이 제3자의 차명재산으로 판단된다고 검찰이 13일 밝힘에 따라 실소유주와 실제 관리인에 국민과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는 이씨와 이 후보의 처남 김재정씨가 실제 이 땅의 주인인 이 후보를 위해 재산을 관리하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게 세간의 의혹이었다. 그러나 검찰은 김씨의 지분은 김씨 본인의 재산으로 판명됐고, 이씨의 지분은 이씨 자신의 것이 아니라 돈 주인이 따로 있다는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연히 검찰이 재산관리인으로 새로 지목한 `이모씨'와 그가 누구를 위해 `돈을 만졌느냐'는 쪽에 여론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검찰은 이씨의 지분이 본인 소유가 아니라는 근거로 여러가지를 들었다. 일단 이 땅을 김씨와 함께 현대건설 등으로부터 사들이면서 매입자금의 출처를 확실히 못밝히고 있으며 매각대금의 용처도 본인이 직접 쓴 흔적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실소유주를 가리기 위해 이모씨를 조사해야 하는데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며 "현재 밝혀진 것은 이상은씨의 돈은 아니라는 것이며, 그렇다고 그게 이명박 후보의 재산이라는 증거도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모씨'가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지목하지 않았지만 검찰과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재정씨 등의 측근으로, 의혹이 불거진 뒤에도 전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던 2명의 이씨가 거론되고 있다. 이상은씨 측도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이 회장의 은행 심부름을 한 이모씨는 검찰에 전혀 출석하지 않은 게 아니라 1차례 나가 진술을 했고, 다른 이모씨도 2차례 출석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수사 초기에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했지만 이상은씨와 김재정씨 측이 고소 당사자임에도 피의자 취급하는 반면 피고소인 측은 전혀 조사를 하지 않아 출석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1명의 이씨는 김씨가 현대건설을 퇴사한 뒤 운영한 우신토건(태영개발로 바뀜)에서 함께 일하다 이사까지 지냈고 김씨와 이상은씨가 서울 천호동에 주상복합건물을 개발하기 위해 세운 ㈜다스의 자회사인 홍은프레닝의 간부를 잠깐 맡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후보 캠프 측은 "선거 캠프에 참여한 적도 없고 이 후보와 전혀 무관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다른 이모씨는 일단 김씨의 재정관리인으로만 알려져 있다. 이상은씨의 법률 대리인인 김용철 변호사는 "이 회장과 김재정씨가 동업하면서 서울 서초동의 같은 건물을 사용해 이들 두 이씨가 두 명의 은행 심부름을 해준 정도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또 "이 회장이 2002년 7월부터 매달 2천만원씩 현금 인출한 돈은 그 때부터 벤처ㆍ유통사업을 시작한 아들의 사업ㆍ생활비와 막내 여동생의 중국 선교 사업비 지원 등에 쓰였다"며 "매각대금의 사용처 등에 대한 보완자료를 검찰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강의영 기자 keykey@yna.co.kr (서울=연합뉴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