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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8.13 23:24 수정 : 2007.08.13 23:24

남북정상회담 준비와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 협상 상황을 보고하러 13일 오전 국회에 나온 김만복 국정원장이 정보위원회 개회를 기다리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사진 김종수 기자)

‘철군 공개적 재확인’ 등 성의 보이고 ‘석방’ 실리 받아내
“인질 맞교환 능력 밖의 일” 설득 … 인도적 지원 제시할듯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억류됐던 한국인 인질 21명 가운데 여성 2명이 우선 석방됨에 따라 남은 19명의 석방을 둘러싼 협상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질 2명의 선별 석방이 남은 인질 문제 해결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당장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이번 인질 석방 과정을 통해 한국 정부와 탈레반 사이에 초기 신뢰관계가 쌓이게 된 점은 어떤 식으로든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란 시각이 많다.

석방되기까지=실제 이번 인질 협상 과정에서 속내야 어떻든 양쪽은 ‘주고받는’ 거래를 성공적으로 성사시켰다. 애초 10·11일 두차례 협상에서 탈레반은 인질 2명을 내주는 조건으로 한국 협상단에 △탈레반 포로 석방을 위한 한국 정부의 성의있는 태도 △아프간 주둔 한국군의 연내 철군 공개적 재확인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주재 강성주 대사를 통해 지난 9일부터 나흘 동안 열린 ‘평화 지르가’(아프간-파키스탄 부족 원로회의)에 탈레반 포로 석방을 공식 요청했고, 이런 사실이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를 통해 보도된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의 인질 석방이 애초 예상보다 늦어진 것도 한국의 이런 노력을 최종 확인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인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어떻든 이번에 인질 2명이 석방되는 과정은 서로 합의사항에 대한 이행 의지를 확인하고 상호 신뢰를 구축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앞으로의 협상은?=그렇지만 남은 인질 19명의 석방까지는 갈 길이 멀다.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군과 미군에 체포된 탈레반 수감자와 남은 인질의 맞교환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애초 이번 인질극 사태 자체가 미군에 체포된 가즈니주 지역 탈레반 사령관의 석방을 위한 것이었다. 또 탈레반은 여전히 “포로 맞교환”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탈레반 수감자 석방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데다, 사실상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도 “테러단체와 협상은 없다”는 강경한 태도다. 맞교환 방식의 해결이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인 것이다.

한국 정부는 탈레반 수감자 석방이 능력 밖의 일이라며 탈레반을 적극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또 파키스탄 정부에도 단순히 탈레반을 지원했다는 이유로 구속된 친탈레반 여성의 석방 등 법의 테두리에서 인질 석방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나서줄 것을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탈레반 지역에 인도적 지원 등을 제공해 실리도 챙겨준다는 복안이다.

탈레반이 계속적인 인질 억류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점은 한국 정부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미군과 정부군의 눈을 피해 이들 인질을 이동시키고 감독해야 하는데다, 특히 여성 인질 억류에 대한 현지 여론의 곱지 않은 시선은 탈레반에 부담스럽다. 이 때문에 탈레반이 여성 인질은 상징적인 명분을 확보하는 선에서 석방하고 대신 남성 인질 5명을 놓고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가 지속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탈레반은 이번 인질 협상을 통해 국제사회에 자신들의 실체를 공식화하는 성과를 얻었다. 지난 11일 한국 협상단과의 2차 협상 뒤에는 2002년 미군의 침략으로 정권에서 쫓겨난 뒤 처음으로 서방 언론과 공개적인 기자회견을 여는 등 정치단체로서의 실체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일부에서는 탈레반이 이런 정치적 성과를 적극 활용하는 대신 탈레반 수감자 석방이 어려운 현실은 받아들여, 자신들의 요구조건을 후퇴시킬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인질 문제 해결 전망은 한층 밝아질 수 있다.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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