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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12 21:10 수정 : 2005.01.12 21:10

“사물에 대한 올바른 인식에 어떻게 도달할 수 있는가를 논술하시오.”

12일 치러진 서울대의 정시모집 논술 문제다. 박지원의 <열하일기> 중 ‘보이는 것의 주관성’을 강조한 부분과 ‘부분적이고도 경험적인 객관성’을 나타내는 우화 등을 제시문으로 주고 그것을 소재로 논지를 발전시켜 나가도록 했다.

2001년 이후 4년 만에 치러진 이번 서울대 정시 논술 문제에 대해 권영민(국문학과 교수) 출제위원장은 “고교생 수준에 맞추도록 노력했으며 평소 좋은 책을 많이 읽고 깊이 사고하며 글쓰기를 연습했던 학생들에게 유리하게 하기 위해 논술 분량을 2500자로 늘려 잡았다”고 말했다.

서강대 논술고사에서는 “대중의 익명성 속에 개인의 실존이 상실되는 한국 사회의 현상들을 비판적 관점에서 논술하라”는 문제가 출제됐다.

이날 서울대와 서강대의 논술고사 실시로 주요 대학의 2005학년도 정시 논술시험이 대부분 끝난 가운데, 올해 논술 문제들은 팍팍해진 한국사회를 반영하는 듯 개인의 욕망이나 실존과 관련된 문제들이 주로 출제됐으며, 다양한 문화를 접해본 학생들에게 유리한 문제들이 많았다.

지난 6일 치러진 연세대 논술고사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시 <나이 들면 철이 드는 법> 등을 제시문으로 내고 “‘세월이 흘러감’에 대한 생각을 ‘욕망’과 연관시켜 분석하고 자신의 의견을 논술하시오”란 문제가 출제됐다. 이탈리아 화가 티치아노의 16세기 때 그림 <인간의 세 시기>도 참고자료로 함께 제시됐다. 연세대는 “고교생들이 문화적 감수성을 키우라는 뜻에서 그림과 다양한 종류의 글을 지문으로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화여대 논술고사에는 환상문학, 신화, 축제 등과 같은 비일상적인 의미에 대한 제시문을 내고 “현대사회 안에서 비일상성이나 비현실성이 지니는 기능을 논하라”는 문제가 출제됐다.

지난 10일 치러진 고려대 논술고사에는 장자의 <소요유> 등 ‘큰 것과 작은 것의 차이와 그 관계’에 대한 제시문을 내놓고 주제에 관한 수험생의 생각을 쓰도록 했다. 같은 날 한양대는 일본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욘사마 현상’에 대한 제시문을 내놓고 이 현상을 대중문화의 부정적 측면과 연관시켜 분석하라는 문제를 냈다.


종로학원 남윤곤 평가연구실팀장은 “난이도는 대체로 평이한 수준이었다”면서도 “고전 그림, 대중문화 등 다양한 문화가 제시문으로 나온 것은 새로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형섭 전정윤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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