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1.13 01:12
수정 : 2005.01.13 01:12
호프집 등 술집을 혼자 운영하는 여주인을 잇따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용의자가 경찰에 검거돼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지난해 희대의 연쇄살인범 유영철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원한이나 금전관계 등 뚜렷한 이유가 없는 `묻지마' 살인 사건의 전모가 서서히 밝혀지면서 시민들은 다시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술집 여주인 연쇄살해 용의자 한모(40)씨를 검거해 수사중인 경찰은 경기도 구리시(지난해 12월17일)와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1월12일) 등 두 곳의 호프집 여주인 살해사건에 대한 자백을 받아냈다.
경찰은 지난해 5월과 7월, 12월 잇따라 발생한 서울 성동구, 서울 중랑구 상봉동, 경기 의정부시 사건 등 범행수법과 대상이 유사한 사건에 한씨가 연루됐는 지여부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술집 여주인이 범행대상= 한씨는 5일 서울 중랑구 중화동 호프집에서 여주인을 성폭행하고 강도행각을 저질러 경찰의 추적을 받아오다 12일 오전 검거됐다.
경찰은 1차 수사결과 청각장애 4급인 한씨가 비교적 싼 가격에 술을 마실 수 있는 호프집에 들어가 여주인과 대화를 나누다 자신을 무시하는 듯한 말을 하며 웃돈의 술값을 요구하자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경찰은 한씨가 계획적으로 범행대상을 물색한 뒤 실행에 옮겼다기 보다는 술을마시러 들어갔다 여주인이 `말귀를 잘 알아듣지 못한다'는 핀잔을 주고 과도한 술값을 요구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씨는 초등학교 3학년때 중퇴한 뒤 1982년부터 절도죄로 실형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모두 15년 6개월 동안 수형생활을 해 사회 적응에 실패했고 후천성 청각장애로 자격지심에 빠져 지낸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한씨는 다른 손님이 없는 심야나 새벽시간에 혼자 있는 중년 나이의 술집 여주인을 범행 대상으로 삼아 그동안 꼬리가 쉽게 잡히지 않은 것으로 조사결과 밝혀졌다.
◆수사방향= 경찰은 일단 상봉동 호프집 여주인 살해.방화사건과 관련해서는 당시 현장에서 발견된 담배꽁초에 묻은 용의자 타액과 한씨의 DNA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동일인 일치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은 의정부 주점 여주인 살인사건과 관련해서도 당시 현장에서 채취한 범행용의자의 DNA와도 비교 작업을 거쳐 한씨가 동일범인지 여부를 가릴 계획이다.
경찰은 또 지난해 5월 발생한 성동구 모 호프집 살인.방화 사건과의 연관성에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만약 한씨가 이들 사건의 범인으로 밝혀진다면 8개월 동안 경기도와 서울 동부지역의 술집 여주인 5명이 같은 범인에게 살해당한 셈이 된다.
경찰은 "한씨가 유사 살인사건에 대해서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한씨가 여주인이 운영하는 술집만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으며 당시 사건 현장에서 채취한 DNA 등을 확보하고 있다"며 연쇄살인에 무게를 두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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