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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 포항 ‘눈사태’ |
16일 내린 폭설로 전국에서 도로 곳곳이 통제되는 등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포항, 울산 등 경상도 지역은 수십년 만의 폭설에 미처 대비하지 못해 피해가 커졌다.
울산에선 이날 10.1㎝의 눈이 내려 46년 만에 처음으로 적설량이 10㎝를 넘었다. 이 때문에 부산~울산 7호 국도 대복고개 등 주요 간선도로와 지방도로 등 16개 도로 구간의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휴일임에도 대부분의 시민들이 외부 출입을 자제했으며, 도로에 나왔던 일부 운전자들도 사고를 우려해 길가에 차를 세워두고 목적지까지 걸어가는 불편을 겪었다.
울산시는 이날 교육청, 경찰청, 군부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설해 대책회의’를 열어 시내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의 경우 체인을 장착해 운행하도록 했다. 또 택시는 이날 오후 4시부터 18일 새벽 4시까지 부제를 해제했다. 울산시청과 5개 구·군청, 울산교육청은 월요일 출근시간을 오전 9시에서 10시로 1시간 늦췄다.
포항은 이날 오후 3시 현재 16.2㎝의 적설량을 기록해 1981년 17.4㎝를 기록한 뒤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 제설장치가 미처 준비되지 않은 탓에 포항시내를 운행하는 성운여객 소속 시내버스 190여대 전체가 이날 오전 10시부터 운행을 중단했고, 택시들도 대부분 운행을 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동해 전해상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지면서 포항∼울릉도 간 정기여객선이 운항을 중단했고, 동해안 각 항·포구에는 연안 소형어선 2천여척이 조업을 포기한 채 항구로 대피했다.
부산에서도 4년 만에 가장 많은 3.6㎝의 눈이 내려 도로와 공항, 뱃길이 통제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오전 8시50분께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역사 지붕 일부가 강풍에 파손되기도 했다.
강원 지역도 올들어 가장 많은 눈이 와 미시령 구간이 전면 통제됐으며, 인제 한계령을 비롯해 강릉 진고개, 동해 백봉령, 홍천~평창 간 운두령은 체인을 장착한 소형차량만 통행을 허용했다.
한계령 휴게소의 김선우(36)씨는 “낮 12시까지 근래 보기 드문 80㎝ 가량의 눈이 왔다”며 “오전 10시까지는 차량 통행이 어려웠으며, 버스 등 웬만한 차량들은 통행하지 못했지만 오후부터 제설 작업이 바로 이뤄져 체인이나 스노타이어를 단 차들의 통행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12월 중순까지는 날씨가 따뜻해서, 1월 초까지는 건조한 고기압 때문에 눈이 거의 오지 않았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기압골이 3~4일 주기로 변하면서 18일에도 눈이 올 것으로 보이는 등 앞으로 예년 수준으로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포항 부산 울산/구대선 신동명 김광수, 이형섭 기자, 전국종합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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