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는 아들이 차디찬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을 생각을 하니 집에 무작정 앉아만있을 순 없었다.
박씨 부부는 화물선 선원 송출회사가 마련한 부산의 사고대책본부에 가 정황을알아보기 위해 서둘러 인천 자택을 나섰다.
'살아 있겠지'라는 희망 속에서도 망망대해에서 몇 시간 째 발견되지 않고 있는점 때문에 생기는 불길한 마음을 애써 억누르고 부산으로 내려가던중 믿기지 않는전화 한 통이 휴대폰으로 걸려 왔다.
"아버지. 저 기웅이예요. 배가 갑자기 기울기 시작하면서 침몰했는데 옆에 있는물건을 잡고 버티다 구조됐어요." 실종된 줄만 알았던 아들의 목소리가 또렷이 들려왔다.
나중에 알고 보니 화물선 침몰 직후 구조된 4명 중 박군의 이름이 러시아측의착오로 다른 선원과 바뀌었던 것. 박군은 지난 21일 러시아 나홋카 항 인근의 병원에 도착한 후 또다시 전화를 걸어와 '갈비뼈를 좀 다치긴 했지만 건강하다'고 알려왔다.
박씨 부부는 "실종된 줄로만 알았던 아들이 무사히 구조됐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 기쁨은 이루 말 할 수 없었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실종자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며"다른 실종자들도 하루 빨리 발견되기만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박군은 인천 해사고등학교 3학년 재학 중 지난해 11월 외항선에 승선했다.
(인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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