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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 채용 비리로 검찰에 긴급체포된 정아무개 기아자동차 노조 광주지부장(맨 오른쪽)이 24일 저녁 광주지방검찰청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광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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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수천만원을 들여 기아차 광주공장에 들어가려 했을까. 기아차는 취업자리가 없는 광주에서 생산직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을 보장하는 곳이다. 더욱이 모집조건이 까다롭지 않고 선발체계가 허술한 데다 한번 들어가면 막강한 노조 덕분에 안정된 고용을 보장받을 수 있다.
광주공장에 갓 입사한 생산 계약직이 받는 임금은 주야 2교대 작업조에서 월간 40시간의 연장근무와 80시간의 심야근무를 하는 것을 기준으로 월 177만원 안팎, 연간 2100만~2200만원선에 이른다. 이 지역 다른 중소기업 고졸자 초임에 비해 현저히 높다.
반면 이 지역의 지난해 9~12월 15~29살 실업률은 8.3%이었다. 전국에서 3번째로 높았다. 경기 침체 속에 마땅한 취직 자리는 없고 구직자는 많으니 임금이 높고 조건이 좋은 회사에 들어가려 경쟁이 빚어진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선발시험은 없고 모집조건도 30살 미만 고졸 이하 학력자로 단순했다. 지난해 10월 초 이틀 동안 회사 안팎에만 공고했어도 80명 모집에 5천명이 몰렸다. 경쟁률은 62.5 대 1이었다.
이 때문에 ‘연줄’ ‘배경’ ‘금품’을 동원한 총력전이 펼쳐쳤고, 채용만 된다면 대가로 1년치 연봉을 기꺼이 내놓는 잘못된 풍조가 번졌다. 특히 30살 이상 학력 초과자 등 조건 미달자의 청탁은 비리로 이어졌다. 회사 쪽도 입사지원서에 ‘추천인’란을 두면서 이를 눈감거나 도와주었다. 채용 인원의 일부분을 노조에 떼어주고 노무관리에 활용하려다 돌이킬 수 없는 화근을 만든 셈이다.
◇ 광주공장은 어떤 곳?=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의 전신은 지난 1965년 설립된 아시아자동차였다. 버스·트럭 등을 생산하다 76년에 기아자동차에 인수됐으나 지역여론을 감안해 아시아자동차라는 이름은 그대로 유지됐다. 97년에는 기아차의 부도로 최대 위기를 맞았으나 가까스로 현대자동차에 인수돼 99년에 기아차 광주공장으로 새로 태어났다. 현재는 고용인원만 4천여명으로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단종된 모델만 생산하던 예전과 달리 인기차량인 스포티지의 생산설비가 증설되는 등 공장 여건은 많이 좋아졌지만, 과거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는 고용불안 속에서 노조가 강성해질 수밖에 없었고 이를 회유하려는 회사의 공존논리가 맞아떨어지면서 이번 채용비리를 불렀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광주/안관옥 정대하 김태규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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