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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25 18:36 수정 : 2005.01.25 18:36

인천시 남구 학익동 성매매거리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25일 굴착기에 의해 부서지는 업소 건물들.


인천 학익동 성매매지역 철거… 일부 이주비 못받아

25일 오전 11시 인천시의 대표적 성매매 거리인 남구 학익동 성매매지역(일명 끽동)에서 대형 굴삭기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40여년 동안 밤마다 남자 손님들로 북적거리던 이 곳 업소들이 하나둘씩 철거돼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소리였다.

인천시 남구(구청장 박우섭)는 첫날인 지난 24일 업소 7곳을 철거한 데 이어 이날도 굴삭기 등을 동원해 업소 7곳을 흔적만 남겨버렸다. 다음달 중순까지 25곳 업소를 완전히 철거하고 3월말까지는 나머지 25곳도 쇼윈도 부분을 철거할 계획이어서 사실상 성매매거리는 사라진다. 업소들이 모두 철거되면 이 거리에는 인하대앞 도천단길과 낙섬길 잇는 길이 250m, 15m의 도로가 열린다.

이 곳이 이렇게 철거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2000년 초 이 지역 주민들과 업소들이 이전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성매매거리가 들어설 때만 해도 도심 외곽이었던 이 곳은 주변에 8개의 학교와 아파트 단지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주민들이 이전을 거세게 요구해왔다. 여기에 단속까지 강화되자 수십년 동안 영업을 해온 업소들도 결국 손을 들었다.

주민 대표로 이전 요구에 앞장서온 남구 의회 이은동 의원은 “이전 합의에 이어 지난해 4월 ‘특정지역 폐쇄안’이 구 의회를 통과하면서 철거에 필요한 예산이 마련됐다”며 “지난해 10월 성매매특별법 시행으로 단속까지 집중되자 이 곳에 있던 여성들이 하나둘씩 떠나면서 철거가 급진전됐다”고 전했다.

이곳에서 만난 성매매 여성 이아무개(27)씨는 “완전 철거되는 업소에 주소지를 둔 여성들은 이주비용으로 400만~500만원씩 보상받는데 우리는 쇼윈도만 철거되는 업소에서 일한다는 이유로 이주비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완전 철거돼 길로 편입되는 지역은 건물·토지 보상과 거주자 이주비를 받을 수 있으나, 쇼윈도만 철거하는 업소들은 건물·토지 보상도 적고 이주비도 받을 수 없다. 현재까지 부분 철거하는 25곳 가운데 건물·토지 보상이 합의된 곳은 3곳뿐이다. 이은동 의원은 “부분 철거 대상인 업소까지도 시에서 모두 사들여 공원 등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업주나 성매매 여성들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1960년대초 학익파출소 뒤편에 미군부대가 들어서면서 생기기 시작한 학익동 성매매지역은 한때 102개 업소에 1천여명이 넘는 여성들이 일할 정도로 번창해 숭의동의 성매매지역(일명 옐로 하우스)와 함께 인천의 양대 성매매지역을 이뤘다. 인천/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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