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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윤철 당시 공적자금 위원장에 15억 제의도 한화가 2002년 대한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오스트레일리아 맥쿼리생명에 컨소시엄 지분 7%에 해당하는 돈을 빌려주고 컨소시엄에 참여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한화의 대한생명 인수 과정을 수사해 온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상길·주임검사 홍만표)는 26일 대생 인수 당시 한화그룹 구조조정본부장으로 인수작업을 총괄했던 김연배(61) 한화증권 부회장에 대해 입찰방해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부회장의 영장 실질심사는 2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검찰 조사 결과, 김 부회장은 공적자금관리위원회(위원장 전윤철)가 대생을 매각하면서 인수자격을 ‘보험사나 보험사가 포함된 컨소시엄’으로 정하자, 맥쿼리생명에 인수자금 385억원을 빌려주고 형식적으로 컨소시엄에 참여시켜 공정한 입찰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한화는 2002년 10월 한화컨소시엄(한화 63%, 오릭스 30%, 맥쿼리 7%)을 구성한 뒤 예금보험공사와 계약을 맺고 대한생명과 63빌딩, 신동아화재를 정식 인수했다. 한화는 이 과정에서 맥쿼리생명과 이면계약을 맺어 1년 뒤 맥쿼리 쪽으로부터 대한생명의 지분을 되사는 대신, 대한생명 운영자금 3분의 1(약 10조원)의 운영권을 주기로 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실제 한화는 1년 뒤 이 지분을 한화건설을 통해 되샀으며, 맥쿼리 쪽은 현재 한국내 법인을 통해 대한생명 자금 1조3천억원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 부회장은 또 대생 인수자 선정 직전인 2002년 9월께 당시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위원장인 전윤철 경제부총리(현 감사원장)의 집에 계열사 사장인 ㅅ씨를 보내 채권 15억원을 전달하려 한 혐의(뇌물공여 의사표시)도 받고 있다. 검찰은 “전 위원장이 그 자리에서 거절 의사를 분명히하고 돌려보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김 부회장은 1997년 12월 한화종금 주식 490억원어치를 계열사인 제일특산 명의로 사들이고, 제일특산을 다시 한화유통에 합병해 제일특산의 부채 542억원을 한화유통이 부당 인수하게 함으로써 1천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도 받고 있다. 한편, 검찰은 대생 인수 과정에 김승연 한화 회장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김 부회장을 상대로 김 회장에게 이런 내용을 보고했거나 지시받은 사실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또 정·관계 로비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검찰 관계자는 “임직원의 진술이 없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인수 당시 정·관계 로비 여부를 포함해 계속 보강 수사를 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이에 앞서 정신과 치료 등을 이유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다 지난 21일 퇴원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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