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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30 20:28 수정 : 2005.01.30 20:28

김승연·이부영 이번주 소환

정치권 연결고리 못밝힐땐
입찰방해 법리공방 그칠듯

지난해 11월부터 한화의 대한생명 인수의혹을 추적해온 대검 중수부(부장 박상길·주임검사 홍만표)의 수사가 이번주 고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우선 이번주초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비서관을 지낸 장아무개씨를 조사할 계획이다. 지난주말 한화 비자금 채권 일부가 이 전 의장 쪽으로 건너갔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장씨는 “내가 직접 채권 3천만원을 받아 개인적으로 썼고, 이 전 의장은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장씨 조사에 이어 이 전 의장을 불러 채권을 받게 된 경위와 대가성 여부 등을 밝혀낸다는 게 검찰의 복안이다.

검찰은 이와 함께 대생 인수 과정의 정점에 있었던 김승연 회장과의 ‘대결’도 앞두고 있다. 김 회장을 부르지 않고서는 3조5천억원의 공적자금이 들어간 대한생명의 인수 과정에 대한 국민적 의혹을 풀기 어렵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수사 일정으로 보면, 다음주 시작되는 설 연휴 이전에 조사를 마쳐야 하는 시간적 부담이 있다. 구속된 김연배 한화증권 부회장을 기소해야 할 뿐 아니라, 설 연휴가 지나면 평검사 인사가 있어 여유가 별로 없다. 2월 중순 이후에는 검찰총장 인선 작업이 시작되는 것도 수사팀으로서는 부담스런 대목이다.

정·관계 로비 밝혀낼까?=검찰이 지난 불법 대선자금 수사와 이후 추가 추적을 통해 밝혀낸 한화의 로비용 비자금은 87억원 규모였다. 이 가운데 60억원은 대선자금 수사 때 밝혀졌고, 나머지 27억원과 관련해 한화 쪽은 “김 회장이 가까운 지인들에게 빌려줬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지난주 김연배 부회장의 영장심사 때 “사용처 규명이 안 된 돈이 9억원 정도”라고 언급하기는 했지만, 나머지 18억원도 어떻게 사용됐는지 정확히 알려진 바 없다.

검찰 안팎에선 이번 수사에서 이부영 전 의장 쪽에 돈이 흘러간 사실을 두고 ‘의외’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가장 먼저 드러난 이름이 힘있는 여권 고위층 인사도, 인수 과정에 관여했던 관료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전 의장은 당시 야당인 한나라당의 비주류로, 대생 인수와 관련해 영향력을 행사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았다. 때문에 검찰 일각에서는 “한화가 정치권 경고용으로 이 전 의장의 이름을 일부러 흘린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한화가 기업의 사활을 걸고 ‘함구’하며 버틸 경우, 로비를 받은 ‘몸통’은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도 조심스레 나온다.

‘입찰방해’ 법리공방 예상=만약 검찰이 로비 의혹을 밝혀내지 못하게 되면, 남은 건 치열한 법정다툼이 예상되는 ‘입찰방해’ 혐의다. 한화가 매쿼리생명을 끌여들여 대생 지분 출자금 2천만달러와 제반 비용을 부담하고 대생 인수 뒤 운용자산 3분의 1의 운영권을 주겠다는 이면약정을 맺어, 공정한 입찰을 방해했다는 것이 검찰의 논리다. 하지만, 한화 쪽은 검찰이 제시한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이면계약은 외국자본의 투자 리스크를 보전하기 위한 통상적인 절차라며 맞서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과 한화 어느 쪽도 쉽게 이기기 힘든 싸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칫 검찰이 의혹만 부풀린 채 뚜렷한 수사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는 대목이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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