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2.01 18:21
수정 : 2005.02.0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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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는 자신의 알을 직접 품지 않고 종다리나 노랑할미새의 둥지에 알을 낳는다. (탁란) 그러면 종다리나 노랑할미새는 자신의 알인 줄 알고 정성껏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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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간남자’ 자식 모르고 키운 종다리 아빠
“정말 친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너무 가슴이 아프네요!”
양아무개(39·서울 송파구 삼전동)씨가 부인 한아무개(38·서울 송파구 마천동)씨와 결혼한 것은 1994년 1월. 일곱달 만에 첫딸이 태어났고, 이듬해 둘째가 태어났다.
부인 한씨는 걸핏하면 밤늦게 집에 들어왔고, 외박을 하기가 일쑤였다. 양씨는 결혼 생활을 견딜 수 없었다. 2002년 12월 9년 동안의 결혼생활을 마치고 협의 이혼했다. 아이들 양육은 남편 양씨가 맡았다.
1년 반 동안 이혼 생활을 계속하던 양씨는 “아이들에게 엄마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2004년 7월, 1년 반 동안의 이혼을 끝내고 한씨와 재결합했다. 양씨의 기대와 달리 한씨의 생활 태도는 변한 게 없었다. 두번째 결혼생활은 1주일 만에 끝났다. 두 사람은 다시 헤어졌다.
이혼뒤 혹시나해서 두딸 유전자검사
둘째딸만 친자식…전부인 상대로 소송내 이겨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방황하던 양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이들의 유전자 검사를 했다. 검사 결과 첫 아이가 그의 딸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씨는 지난해 9월 첫 아이를 데리고 떠났다. 배신감을 이기지 못한 양씨는 전 부인 한씨를 상대로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서울 동부지법 민사5단독 신숙희 판사는 1일 “한씨가 양씨의 아이가 아닌 첫 아이를 친자식인 것 처럼 속이고, 이혼 뒤에도 양씨에게 아이 양육을 맡겨 정신적인 고통을 받게 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한씨는 양씨에게 위자료 3천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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