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2.02 17:30
수정 : 2005.02.02 17:30
“학력사회 속 못배운 설움 이젠 안녕”
경기 수원시에서 제과업을 하는 황하수(56)씨는 오는 4일 수원 삼일공업고교에서 아주 특별한 졸업식을 앞두고 “가슴이 설렌다”고 했다. 이날 졸업식의 주인공은 아들이나 손자가 아니고 바로 그 자신이기 때문이다.
충남 당진에서 태어나 중학교를 졸업한 황씨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한채 바로 생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온갖 고생 끝에 황씨는 이제는 유명한 국내 대형호텔에 과자를 공급할 만큼 성공했지만 못다 이룬 학업의 꿈은 줄곳 그를 괴롭혔다.
황씨는 “어느 좌석에서고 자기 소개를 하면서 어느 고교를 졸업했다고 말할 때 참 난감했다”며 학력 사회 속에서의 말못할 가슴앓이를 털어놨다. “말 한마디라도 제대로 하려면 배움이 필요했다”는 그는 2002년 3월 삼일공고 산업체 특별학급 전기과에 입학해 낮에는 생업을, 밤에는 만학의 꿈을 이어가는 ‘늦깎이 고교생’의 길을 시작했다.
평생 한 처럼 남겨져 있던 만학의 꿈을 3년만에 이룬 황씨는 졸업식장에서 3년 개근상에다 성적 우수자로 경기도 교육감상을 받을 예정이다. 황씨는 “아내와 장성한 두 아들이 아버지 졸업을 축하한다고 말할 때가 너무 좋았다”며 연신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수원/홍용덕
기자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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