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기 폭파사건'을 둘러싼 일부 의혹에도 불구, 유가족들은 처음에는 정부의발표를 신뢰한 채 858기에 탑승했던 가족들의 사망을 인정하고 그에 따른 보상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전 감사원 직원이었던 현준희씨가 모 잡지에 `대한항공 폭파사건의 12가지 의혹'이란 글을 기고하면서 의혹제기와 함께 진상규명 요구에 본격적인 불을 댕겼다. 그는 사고기 잔해에서 화약 잔재 등 폭발흔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국가정보원이 관련 증거를 400여점이나 보관하고 있으면서도 사고기 잔해는 행방조차 묘연하다며 정부 발표에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유가족들도 "유품하나, 시신 한구도 발견되지 않은 항공기 사고는 역사상 단 한건도 없었고 모든 수사결과는 김현희의 자백에 의해 이뤄졌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또 사고 원인을 밝혀줄 결정적 단서인 블랙박스가 발견되지 않은 점, 폭발지점과 잔해발견 지점이 200㎞ 이상 떨어져 있고, 김현희가 어릴적 북한에서 찍었다고공개한 사진에 나온 중학생의 귀 모양이 김씨의 실제 귀 모양과 차이가 있는 점 등에 대한 의혹도 제기됐다. 김현희가 쓴 자술서에 `경찰관' 등 북한에서 사용하지 않는 용어가 등장하고 사고 발생 하루만에 한국 정부가 김현희와 김승일을 범인으로 지목한 점 등도 풀리지않는 의혹으로 거론됐다. 이에 가족들은 자신들은 `유가족'이 아닌 `실종자 가족'이라며 사건 발생 18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당시 수사자료 공개를 요청하는 행정소송을 청구하는 등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수사진은 "김현희의 진술로 일본어 교사였던 일본인 이은혜 납치사건이 확인됐고 북일간에 논란이 되고 있는 납북자 문제도 불거지게 됐다. 사건 조작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조작설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한편 김현희는 지난해 국회의 KAL기 폭파사건 입법추진 및 올해 국정원 과거사위원회의 조사 움직임 등으로 부담을 느껴 가족과 함께 외부출입을 삼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 당국 관계자는 "김씨 가족이 얼마전까지 서울 안전가옥과 시댁이 있는 경북 일원을 오갔으나 최근엔 외부 노출을 피하기 위해 일절 바깥 출입을 삼가고 있는것으로 알고 있다"며 "경북에서도 단일 장소가 아닌 여러 곳을 전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정원은 이날 김현희 소재와 관련, "소재는 모르고 있고 관리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필요하면 수소문해 위치를 파악, 필요한 진술에 응할 수 있도록 (과거사 진실위원회에) 협조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KAL 858기 폭파사건' 주요 일지 - 1987.11.29 미얀마 안마만 해역 상공에서 KAL 858기 폭발
- ″ 12.1 바레인 경찰, 범인 김현희 검거, 김승일 자살
- ″ 12.15 바레인측으로부터 김현희 신병인도
- ″ 12.23 안기부, 김현희 국가보안법위반 등 혐의로 입건
- 1988 1.15 안기부 수사결과 발표
- ″ 11.25 서울지검에 김현희 송치
- 1989.2.3 서울지검, 김현희 불구속기소
- ″ 4.25 서울형사지법, 사형선고
- ″ 7.22 서울고법, 사형선고
- 1990 3.27 대법원,사형확정
- ″ 4.12 정부, 김현희 특별사면
- 1997.12 김현희, 전 안기부 직원과 결혼
- 2004.2.3 서울행정법원, KAL 858기 사건기록 공개 판결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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