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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04 10:50 수정 : 2005.02.04 10:50

해군 군수사령부 정비창 전기전자공장 군무원인 박준영(34)씨는 틈틈이 재활용품을 모아 판 돈으로 8년간 복지시설 3곳을 도와왔다.(진해=연합뉴스)

"퇴근후나 휴일엔 외출을 거의 하지 않고 아내와 함께 수집해둔 종이박스를 펴고 캔을 밟아 부피를 줄이고 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군무원으로 근무하면서 재활용품을 모아 '적지만 큰 마음으로 만든 돈'으로 8년간 복지시설 3곳을 도와 온 박준영(34.창원시 반지동)씨. 해군 군수사령부 정비창 전기전자공장에서 일하는 박씨는 부대 안팎과 집 근처식당 등지를 돌아다니며 신문이나 종이박스, 빈병, 캔류 등을 수집해 판 돈으로 마산 경남사회복지관과 창원 동보보육원, 대전 신체장애인복지회에 성금을 내왔다.

부대내 정훈부서를 찾아가 신문을 들고 나오고 집 근처 음식점에서는 부탄가스빈통을 챙기는 등 구석구석 돈이 될만한 폐품은 무엇이든지 집에 모아두었다가 두달에 한 번꼴로 고물상에 넘기고 있다.

복지시설에 주는 돈은 매월 혹은 분기별로 수만원에 불과하지만 그 돈을 마련하기까지 과정을 지켜보면 아무나 흉내낼 수 없는 일이란데 쉽게 동의하고야 만다.

1㎏ 해봤자 박스는 60원, 신문지는 80원, 옷가지는 200원 등으로 거의 매일같이두 달동안 꼬박 모으고 정리해서 1t트럭에 가득 실어 보내야 18만원을 받는다.

6살과 3살 남매를 두고 있는 박씨의 가장 든든한 동업자인 아내 김영신(33)씨는처음부터 재활용품 수집을 더 적극적으로 도왔고 요즘은 부모님들도 아침 운동을 나갔다가 재활용품이 눈에 띄면 갖다 주실 정도가 됐다.

박 군무원이 아름다운 기부를 시작하게 된 것은 지난 97년 5월 경남사회복지회관에서 열린 사랑의 기부 행사에 참여하면서부터. 당시 결혼한 지 1년된 박씨 부부는 불의의 사고로 불행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돕기로 하고 두 사람이 매달 5천원씩 내기로 약정서를 썼다.

처음엔 적은 돈이나마 월급에서 뗐지만 그보다 직접 노동을 통해 기부금을 마련하기로 하고 폐품 수집에 나서 수입금을 나눠 3곳의 복지시설에 보내기로 한 것이다.


박씨 부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가끔 자녀들과 함께 생필품을 사들고 복지시설을 직접 찾아 어울리기도 한다.

박씨는 "작은 정성이나마 불우이웃들에게 위안과 희망을 주는데 보탬이 된다는사실에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더 건강하고 아름다운 세상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진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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