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10.28 17:33
수정 : 2019.10.29 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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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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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인 가구 김장비용 30만원 예상
태풍·장마로 가을배추·무 생산량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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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 잇따른 태풍으로 배추값이 예년보다 2배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배추값 상승과 함께 올해 김장비용도 늘 것으로 전망되면서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채소류 가격 정보를 보면, 이날 오후 기준 배추 1포기의 평균 소매가는 5710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 평균(3492원)보다 63.5%, 예년보다 98.3% 오른 수준이다.
배추값이 치솟은 주요 원인으로는 ‘가을장마’와 ‘연이은 태풍’이 꼽힌다. 초가을 장마와 3차례 태풍으로 지난 9월 예년보다 강수량이 많아지면서 9월∼10월 중순 출하하는 고랭지 배추가 썩거나 물러서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추석 직후 서울 가락시장의 배추 도매가가 8천원대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가을배추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서 가격이 내려가고 있지만, 예년보다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배추 재배 면적이 지난해에 견줘 줄어든 것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분석된다. 해마다 배추 가격이 내려가 농민들의 재배 포기가 늘면서 올해 가을배추 재배 면적은 1만968㏊로 지난해(1만3313㏊)보다 17.6% 줄었다. 가을무 역시 재배 면적이 5344㏊로 지난해(6095㏊)보다 12.3% 감소했다.
가을장마와 태풍은 올해 김장비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농식품부는 “올해 11월 기준으로 4인 가구의 김장비용은 지난해(27만원)보다 10%가량 늘어난 30만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김장 채소 수급 안정 대책’을 내놨다. 올가을 3차례 태풍으로 가을배추 밭의 약 5%(940ha)가 모종이 유실되는 등 피해를 보았고, 가을장마와 잦은 태풍으로 9월 강수량이 많아지면서 가을배추와 무에 뿌리 들림과 병해가 많이 발생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농식품부는 재배면적 감소와 작황 부진으로 가을배추 생산량은 평년보다 21% 준 약 110만t, 가을무 생산량은 평년보다 18% 준 38만t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고추, 마늘 등 김장할 때 양념으로 쓰이는 채소의 생산량은 평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늘어 가격이 비교적 안정될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김장철을 앞두고 생산량이 준 배추와 무의 공급을 늘리기 위해 다음달 중순까지 7천여t의 배추와 4천여t의 무를 수매·저장한 뒤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시장에 내보낸다는 방침이다. 배추의 경우 농협과 미리 계약해 재배한 4만4천t을 활용해 김장이 집중되는 11월 하순∼12월 상순 공급량을 평년보다 20% 늘리기로 했다.
김자비용에서 유통 거품을 빼기 위해 전국 농협 판매장과 온라인 쇼핑몰인 ‘농협몰’에서 파는 김장용 채소류 모음의 가격도 시중가보다 20∼30% 낮추기로 했다. 농협에 절임배추를 예약하면 약 20% 싸게 살 수 있다. 농식품부는 상설 직거래 장터와 공영홈쇼핑을 통한 특별판매도 계획하고 있다.
지방정부도 나섰다. 충북 괴산군은 다음달 8~10일 참가비 12만원만 내면 절임배추 20㎏과 양념 7㎏을 받아 직접 김치를 담글 수 있는 김장축제인 ‘괴산 가서 김장하자’를 연다.
김정희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김장 채소의 수급 상황을 종합적으로 점검·관리하기 위해 관계기관 합동으로 김장 채소 수급안정대책반을 다음달 1일부터 12월20일까지 운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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