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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 ‘왕따’로 자살, 학교 30% 책임” |
학교에서 상당 기간 급우들의 집단 따돌림(왕따)에 괴로워하던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면 학교에도 30%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3부(최병덕 부장판사)는 6일 급우들의 집단 따돌림으로 고민하다자살한 이모(사망당시 15세)양의 유족이 강원도교육감을 상대로 낸 1억8천여만원의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한 원심을 깨고, 5천500여만원을 지급하라는 원고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집단 따돌림이 수업을 정리.준비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시간, 점심 시간에 주로 발생했는데 이런 시간은 교육활동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어 비록 피해자가 학교 밖 집에서 자살했어도 교사의 보호, 감독 의무가 미치지 않는 범위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사고가 일어난 학교는 집단 따돌림 등 학교 폭력의 심각성을 인식해다양한 방지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킨 뒤전학 온 학생이 집단 따돌림을 주도할 가능성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해 학생도 담임 교사나 가족에게 고민을 털어넣고 도움을청하는 대신 자살 당일에 이르러 유서만 남기고 충동적으로 자살한 점을 감안해 학교 책임을 30%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이양은 2001년 초 다른 학교에서 폭력사건에 연루돼 전학 온 학생이 자신을 따돌리는 데 상당수 급우들이 동조하자 같은 해 9월 거주지인 아파트에서 유서를 남긴채 몸을 던져 자살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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