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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2.07 16:35 수정 : 2005.02.07 16:35

민족최대의 명절인 설을 맞아 고향을 찾는 대이동이 시작된 가운데 부모님들이 자식을 보러 서울을 방문하는 역귀성 행렬도 줄을 잇고 있다.

7일 서울역에는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두 손 가득 보따리를 든 60, 70대 노부부들이 얼굴 가득 웃음을 머금은 채 마중 나온 자식을 꼭 껴안고 설을 맞는 기쁨을미리 나누고 있다.

마중나온 자식을 아직 만나지 못한 노부부 중에는 역사 안을 옮겨 다니며 분주하게 움직이다가 멀리서 부모를 발견하고 뛰어 오는 자식에게 혹시나 넘어져 다치지나 않을까 `천천히 오라'며 손짓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의자에 앉아 잠시 숨을 돌리는 부모님의 두 손에는 1년 내내 고생해 키운 농산물이 가득 담긴 보따리가 들려 있었고 손자들에게 줄 선물을 꼭 움켜쥐고 있는 이들도 있었다.

자식 3남2녀 중 장남을 포함해 2남2녀가 서울에 살고있다는 김복수(73)씨 부부도 이날 오후 서울역에 도착한 후 마중나오기로 한 장남을 기다리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씨 부부는 자식들 대부분이 서울에 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자식들이 부모를위해 매년 부산까지 힘들게 왔다 가는 모습이 안타까워 지난해부터 아예 김씨 부부가 역 귀성길에 오르고 있다.

역 귀성으로 설 연휴가 지나면 자식들이 또다시 훌쩍 떠나는 아쉬움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한다.

김씨 부부는 이번에 설을 쇠고 열흘 정도 서울에 머물면서 자식들 집에도 모두 들러 귀여운 손자들 얼굴도 쓰다듬어 주고 볼도 비비며 그동안 못다준 사랑을 듬뿍 주고 갈 생각이다.

홀로 익산에서 상경한 김암희(68) 할머니도 설 음식이 든 보따리를 꼭 안고 용산역 출입구 근처에서 마중나오기로 한 아들을 기다리며 아들이 언제 들어올 지 몰라 출입구에서 잠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김 할머니는 "아들이 서울에 남아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내려오지 못하게 됐지만 그래도 설 분위기는 느낄 수 있도록 꼭 설 음식 먹이고 싶어서 이렇게 상경하게 됐다"며 들뜬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도 자식들을 기다리는 노부모들의 행렬이 이어져 이날 터미널을 통해 상경한 1만130명(오후2시 현재)의 3분의 1 정도가 자식을 만나려고 상경한 부모들로 파악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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