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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인물로 분장해 ‘코스프레’(만화, 영화, 게임 캐릭터와 연예인 모습을 재현하는 놀이)를 하고 나선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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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소서노·유관순 되어
세상 바꿀 500여개 제안 ‘일침’ 이는 여성커뮤니티포털인 아줌마닷컴(www.azoomma.com)이 해마다 열고 있는 ‘아줌마의 날’ 사전 행사다. 아줌마의 날은 가정의 달인 5월의 마지막 날인 31일로,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아줌마들을 위한 날도 있어야 한다는 문제제기에서 비롯돼 올해가 8회째다. 올해의 주제는 ‘아줌마가 세상에 고함’. 엄마로, 아줌마로, 여자로 살아가면서 가슴속에 담아뒀던 생각들을 꺼내 역사 속 여성들의 입을 빌려 전하는 행사다. “선덕여왕, 신사임당, 소서노 모두 여성으로서 꿋꿋하게 산 씩씩한 여성들입니다. 이들의 모습을 빌려 아줌마들이 세상에 하고픈 말을 밝히는 사전 행사를 기획했습니다.” 행사를 기획한 김영선 아줌마닷컴 주임은 “치과 진료비는 너무 비싼데, 사보험으로도 보장받을 수 없으니까 이빨은행을 만들자는 아이디어 등 아줌마들이 생각할 수 있는 실생활에 관련된 이야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공모전을 통해 ‘나라에 고함’, ‘가족에 고함’, ‘기업에 고함’, ‘사람들에게 고함’ 등 네 분야에 대해 아줌마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모으자 500개 남짓한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나라에 고함’ 분야에서는 대통령에게 고하는 말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교육부, 여성부 등 아줌마들과 밀접한 영역에 대한 문제제기가 많이 나왔다. 특히 요즘 쏟아지는 출산장려정책의 수혜자로서, “지원받는 것도 아니고 안 받는 것도 아닌 보육비”라거나 “산부인과에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검사가 너무 많다”는 지적 등 정책 담당자들이 귀담아들을 만한 쓴소리를 털어놨다. 정부 복지정책이나 여성정책 수립에 평범한 아줌마들의 아이디어를 활용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기업에 고함’ 분야에서는 식품과 음료수에 방부제를 넣지 말아 달라는 등 먹거리에 대한 제안이 18건으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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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도 아플 수 없는 아줌마. 아줌마도 빨간 날에 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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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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