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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성 노동자가 지하철역에서 청소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여성 비정규 노동자는 청소 용역과 같은 직종에 몰려 있으며, 남성 집중 직종에 견줘 임금 수준이 더 낮다.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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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부 대통령 업무보고, 패러다임 바꾸겠다고 했지만…
폐지와 존치 사이를 오가다 가족·보육 분야를 떼어내고 새롭게 출범한 여성부는 앞으로 어떤 정책적 목표를 가지고 어떤 기능을 하게 될까? 여성부는 지난 22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여성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며 여러 정책 목표들을 내놨다. 하지만 새로운 비전이 없고 정책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진단과 중요한 현안인 여성노동 문제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성평등’ 이끌어낼 구체적인 장기정책 미흡비정규 여성 언급 빠져…부처 협력 주도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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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부 국정과제 실천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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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노동=여성부는 ‘여성인력 개발’을 주요 정책으로 내걸었지만, 여성 경제활동인구 660만명 가운데 441만명(66.3%)에 이르는 비정규 여성노동자 대책은 따로 내놓지 않았다. 여성 다시 일하기 센터를 운영해 경력 단절 여성의 재취업을 돕겠다고 한다. 그러나 재취업 직종 대다수가 단시간·저임금인 사회서비스 분야여서, 여성 인력을 ‘가족의 생계보조자’로 활용하겠다는 시각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혜자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성별 고용 형태가 다르고 그에 따라 임금 격차가 있는 한, 단시간 일자리 제공으론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임윤옥 한국여성노동자회 사무국장은 “출산·육아 등 돌봄노동에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여성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마련하는 데 정부가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진우 여성부 정책총괄국장은 “비정규 여성노동자 대책은 노동부의 업무 영역이라 내용이 빠졌지만, 여성부가 언제라도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 정책 협력? =여성가족부 때 187명이었던 인력은 100명으로, 연 1조5천억원이었던 예산은 539억원으로 줄어, 집행 부처가 아니라 ‘정책 협력 부처’로 남게 됐다. 다른 부처 여성정책담당관 등과 업무 협력을 하고 개별 사안은 대응팀(태스크포스)을 꾸려 대처한다는 것이다. 이래선 여성 관련 중요 정책을 성 평등적 관점에서 주도적으로 풀어내기엔 힘이 부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정봉숙 여성민우회 사무처장은 “실천 계획에 여성정책 조정회의의 활성화나 여성정책 조정·협력 기능 강화 방안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성부 관계자도 “정책 협력 대상이 위상이 동등한 정부 부처들이고 여성부에 특별한 권한도 없어, 정책 마련과 집행을 주도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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