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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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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계층 가정주부들 의외로 지출에 신경 안써
예산 미리 짠뒤 소비하고 미래계획 반드시 세워야
“하루하루 버티기도 버거운데,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꾸릴지 계획 같은 것은 없었죠.”
고등학교에 다니는 두 딸을 키우는 이아무개(47·여)씨는 기초생활수급자다. 신문 배달 아르바이트 등을 해서 한 달 100만원 남짓 벌지만 저축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두 딸에게 들어가는 학원비와 생활비 등을 쓰다 보면 언제나 쪼들린다고 했다. “아껴 써도 답이 안 나오더라”던 이씨는 지난 5월 경제교육 사회적 기업인 ‘에듀머니’의 저소득층 재무 상담을 받고 깜짝 놀랐다. “가계부도 쓰고 최소한으로 절약했다고 생각했는데, 별생각 없이 쓰는 돈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어요.”(그래픽 참조)
이씨의 재무 상담을 맡은 공아무개씨는 “이씨는 지출도 최대한 줄이고 살림도 아꼈지만, 의외로 생필품에 쓰는 돈이 다른 사람에 견줘 유난히 많았다”고 말했다. 이씨는 빨랫감이 많든 적든 세탁기를 날마다 돌렸고, 날마다 슈퍼에 들러 아이들 먹을거리를 샀다. “돈 없다고 아이들 옷에서 냄새나거나, 적게 먹는 게 싫었어요.” 이러다 보니, 세제 등 생활용품과 과자 등 식료품을 사는 데 한 달 40만원가량을 쓰는 등 수입에 견줘 많은 돈을 썼다는 것이다.
최근 여성들이 일자리를 잃거나 수입이 줄어드는 등 경제 한파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때일수록 ‘돈 씀씀이에 신경을 더 써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저소득층 여성 가운데는 어차피 ‘뻔한’ 수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천원 단위의 적은 돈을 쓰는 것에 의외로 둔감한 이들이 많다고 한다. 지난해 저소득층 여성들에게 경제교육을 했던 한국여성단체연합의 한황주연 활동가는 “하루 벌어 하루 살다 보니, 미래 계획 같은 것을 지레 포기하는 게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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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무개씨 가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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